방송서 고위급 접촉 보도하며 호칭
극히 이례적…일부 남북회담서 사용
“국가 대 국가 만남 의미 부여” 풀이
극히 이례적…일부 남북회담서 사용
“국가 대 국가 만남 의미 부여” 풀이
북한 관영매체가 남북 고위급 접촉을 보도하면서 이례적으로 남쪽을 ‘대한민국’으로 부르며 남북 고위급 회담 소식을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 고위급 회담 소식을 전하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동지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가 22일 오후 조성된 현 사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관진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판문점에서 긴급 접촉을 가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도 이날 고위급 긴급 접촉 소식을 보도하면서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이 남쪽 참석자들의 호칭을 쓰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를 쓴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 언론은 일부 남북 간 회담이나 남한 쪽 발언·문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제한적으로 썼을 뿐, 줄곧 남쪽 당국을 미국의 꼭두각시(한자로 ‘괴뢰’)라는 뜻에서 ‘남조선 괴뢰’라고 불러왔다. 북한 매체의 ‘대한민국’ 용어 사용과 관련해, 북쪽 당국이 이번 고위급 접촉에 ‘국가 대 국가’의 만남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상대를 존중하고 있는 조처라는 풀이가 나온다. 긴장 상태를 완화하려는 의지가 표현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남쪽 당국이나 언론도 북쪽에 대해 우리말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1991년 동시 가입한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영문으로 작성되는 서류에선 서로의 정식 국호인 ‘Republic of Korea’(ROK),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DPRK)가 쓰인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