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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현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2+2 대화틀’ 무게 실려

등록 2015-08-23 19:46수정 2015-08-23 21:29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둘째), 홍용표 통일부 장관(맨 왼쪽)과 황병서 북한 인민국 총정치국장(오른쪽 둘째),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맨 오른쪽)가 22일 오후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둘째), 홍용표 통일부 장관(맨 왼쪽)과 황병서 북한 인민국 총정치국장(오른쪽 둘째),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맨 오른쪽)가 22일 오후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2 회담’의 의미
22~23일 잇따라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은 ‘2+2’라는 새로운 틀로 진행됐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각각 남쪽의 안보 분야 책임자, 북쪽 군부 일인자의 위상을 갖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는 남북대화의 주요 채널인 통일부와 통일전선부를 대표하는 책임자들이다. 안보 및 남북관계 분야 실권자들이 동시에 마주 앉는 형태의 남북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대화 틀’이 꾸려진 배경엔 ‘급’을 둘러싼 양쪽의 ‘핑퐁게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쪽의 ‘김양건-김관진 접촉’ 제안과 남쪽의 ‘황병서-김관진 접촉’ 수정 제안을 거쳐, 결국 ‘황병서·김양건-김관진·홍용표’라는 2 대 2 접촉으로 귀결된 것이다. 2013년 남북당국회담 때도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회담이 결렬됐던 당시 상황과는 대조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김관진·황병서 안보, 홍용표·김양건은 통일분야 수장
남북현안·군사문제 넘어 안보 전반 문제로 인식한 듯
‘2+2 대화틀’은 처음…앞으로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

남쪽은 이번 사태가 일반적 남북관계 문제를 넘어 군사적 충돌이 개재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북한 군부 일인자인 황 국장의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쪽이 이를 수용한 것은 북쪽 또한 이번 사태를 단순한 남북관계 현안이나 군사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포괄적인 안보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단순한 남북관계 현안이라면 대남라인 회담을, 군사 문제에 한정했다면 군사 회담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미시연구소 연구위원은 “10월 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핵·경제 병진 노선의 성공을 과시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는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전체 남북관계 맥락에서 남쪽에 전할 메시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2+2 틀의 채택은 북쪽의 적극적인 대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북쪽이 홍 장관까지 나오라고 얘기하는 순간 우리는 안 받을 수 없는 제안이 됐다”며 “북한은 한편으로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협상자 역할을 맡긴 김양건 비서를 내보내 화전 양면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2+2 틀이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추가 회담이 필요한 상황이 이어지면 지속가능하겠지만, 회담 성과가 빈약하면 북쪽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가시적 진전이 있어 후속조처가 요구될 경우에도 다른 실무적 틀을 가동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2+2는 예외적 상황에서 서로 의도가 맞아 성사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처럼 최고위급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틀을 앞으로도 계속하자고 하기는 둘 다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군사·안보 이슈와 중첩된 남북관계 특성상 이번 같은 2+2 틀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남북은 평화 문제가 항상 중요하기 때문에, 군사·안보 분야 책임자가 함께 나와 일괄 협의를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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