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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고위급 이틀째 ‘심야협상’…남북관계 고빗길

등록 2015-08-23 19:38수정 2015-08-23 23:31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탄 차량 행렬이 23일 오후 이틀째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린 판문점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파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탄 차량 행렬이 23일 오후 이틀째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린 판문점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파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2 접촉 판문점서 재개
관계개선 방안 폭넓게 논의
군 “북 잠수함 70% 기지 이탈”
군사적 긴장은 계속
남북은 22~23일 판문점에서 두차례 밤늦게까지 심야 고위 당국자 접촉을 벌였으나, 남북간 이견 절충에 난항을 겪었다. 23일 이틀째 남북 접촉 중에도 북쪽은 잠수함 50척을 전개하고 남쪽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는 등 군사적 대치 국면은 이어졌다.

남쪽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쪽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밤늦게까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차 ‘2+2 접촉’을 속개하고 협상을 벌였다. 남북 당국간 공식 회담은 지난해 2월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고위급 접촉 이후 1년6개월 만이며, 지난해 10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군사당국자 접촉 이후 10개월 만이다.

남북은 이날 접촉에서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서부전선 포격 사건→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 등으로 이어지며 한껏 고조된 남북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서로 만족할 해결 방안에 합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남쪽은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을 북한의 군사 도발로 규정하고 책임 인정과 사과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북쪽은 이들 사건과 무관하다고 부인해왔다. 또 북쪽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며 22일 오후 5시까지 중단·철거하지 않을 경우 “조준·격파하겠다”고 위협했다.

남북은 남북관계 전반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쪽은 이산가족 문제, 남북간 군사적 신뢰조치, 북핵 문제 해결 등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진전 방안을 설명했으며, 북쪽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중단과 남북 경협·교류를 제한한 5·24조치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하는 이날, 북한 잠수함·잠수정의 70%가 동·서해 기지에서 사라져 군 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군 당국자는 “평소보다 10배나 많은 잠수함·정이 기지를 이탈했다”며 “이들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잠입해올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사격 준비에 들어간 북한군 포병 전력도 며칠 사이 두 배 늘어났다고 군 당국자가 전했다. 남쪽도 전날 한미연합사령부가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한 뒤 23일에도 이를 유지했다. 또 미군 주관의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했던 KF-16 등 공군 전투기 6대는 23일 남북 대치 상황 등을 고려해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알래스카에서 귀환했다.

앞서 남북은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에서 1차 ‘2+2 고위급 접촉’을 열어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9시45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접촉은 북쪽이 21일 오후 김양건 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사태 수습’을 제안한 뒤 남쪽의 수정 제의와 북쪽의 재수정 제의를 거쳐 성사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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