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열흘만에 반응
북한 부인으로 남북 신경전 예상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북 “불바다 직면할수도” 위협
북한 부인으로 남북 신경전 예상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북 “불바다 직면할수도” 위협
북한이 13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우리 군 당국의 발표를 “모략극”이라며 부인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다. 사건 발생 이후 열흘 만이며, 군 당국의 공식 발표 이후 나흘 만이다. 군 당국은 즉각 북쪽에 “책임을 회피 말라”고 반박했다.
북쪽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담화를 내어 “군사분계선 남쪽 400m 지점에 있는 괴뢰(남쪽) 헌병초소 앞에 우리가 자기방어를 위해 그것도 세 발의 지뢰를 매설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괴뢰들이 수거한 우리 군대의 지뢰들을 보관해 두었다가 모략극을 날조해낸 셈”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무모한 도발은 기필코 응당한 징벌을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바로가기 : [전문] 북한 국방위 담화)
또 북쪽은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의 전통문을 합동참모본부(합참) 앞으로 보내 “대북심리전 방송 재개 등 응징 조처는 군사적 도발행위”라며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내보자”고 위협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합참은 북한군 총참모부 앞으로 답신 전통문을 보내 ‘가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하고 “또다시 도발한다면 가차없이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뢰 폭발 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인함에 따라, 향후 이를 둘러싼 남북간 신경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담화 내용이 격렬한 반발이라기보다는 비교적 담담한 해명조라는 점에서, 북한이 당장 군사적으로 공세를 취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담화 내용이 강력한 행동을 예고하기보다는 혐의점들을 짚고 넘어가는 수준에서 언급하고 있다”며 “당분간 상황 전개를 지켜보겠다는 탐색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남쪽 보수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해선 “불바다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군사적 대응까지 내비쳤다. 북한은 이날 ‘전선연합부대들’ 명의의 담화를 따로 내어 “박근혜 일당이 삐라 살포와 같은 대대적인 심리전을 개시했다는 것은 북남관계가 사실상 전쟁 상태에 진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우리 전선 장병들의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위협했다. 이는 지뢰 폭발 사건을 계기로 군 당국이 재개한 전방부대 확성기 방송에 대해 사실상 침묵한 것과 대조적인 태도다. 군 당국과 민간단체의 행동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임진각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10시~10시30분 ‘지뢰 폭발’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파주/박경만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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