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지난 4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열상감시장비(TOD)가 촬영한 지뢰 폭발 장면을 10일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 사고가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지며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점선 부분은 2차 지뢰 폭발로 연기와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은 상황에서 장병 2명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군이 목함지뢰 매설
혹독한 대가 치를 것” 경고
군, 대북 방송 11년만에 재개…
북, 과거 조준사격 공언
군 “조준 공격 땐 강력 응징”
혹독한 대가 치를 것” 경고
군, 대북 방송 11년만에 재개…
북, 과거 조준사격 공언
군 “조준 공격 땐 강력 응징”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가 폭발해 장병 2명이 큰 부상을 입은 사고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목함지뢰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군당국이 10일 밝혔다. 군당국은 북한군에 “응당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자료를 내어 “오후 5시부터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우선 심리전 차원으로 군사분계선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부분 시행했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활동을 중지한다”(6·4 합의)고 합의함에 따라 중단돼 왔다.
북한은 그동안 남쪽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조준사격해 격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에 대해 조준 타격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육군 1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 4일 비무장지대 수색작전에 나가다가 오전 7시35분부터 5분 간격으로 지피(GP·일반전초) 추진철책 통문 입구에서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를 밟아 김아무개(23) 하사와 하아무개(21) 하사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 하사는 국군수도병원에서 오른쪽 발목을, 하 하사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합동조사단장 안영호 준장은 “현장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북한군 목함지뢰와 같은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북한군이 아군 병력을 살상할 목적으로 설치한 지뢰”라고 밝혔다. 안 준장은 다른 곳에 매설됐던 지뢰가 폭우로 흘러왔을 가능성에 대해선 “지뢰 폭발 지형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역이어서 북쪽에서 유실됐을 가능성이 없고, 남쪽 둔덕 지역은 우리 군이 지뢰 제거 작업을 한 지역인데다가 폭발 지역 주변에 흙더미가 쓸려 내려온 흔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사고는 수색대원 8명이 4일 아침 수색작전에 들어가기 위해 군사분계선 안 추진철책 통문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하 하사가 7시35분께 두번째로 통문을 통과하자마자 지뢰를 밟았고, 김 하사는 5분 뒤 다른 동료와 함께 부상당한 하 하사를 후송하며 통문을 되넘어오다 지뢰를 밟았다. 안 중장은 “1차 폭발은 추진철책 통문 북쪽 40㎝에서, 두번째 폭발은 통문 남쪽 25㎝ 지점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에 대북 경고성명을 내어 “북한의 도발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비열한 행위”라며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북한에 요구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자료를 내어 “유엔사 군정위 특별조사반은 한국 국방부 및 합참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날 경기도 파주와 연천 일대 주민들에 대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 진입을 막는 대피령을 내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합참이 공개한 DMZ 지뢰 폭발 당시 영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