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유신독재 망령”
조평통 “박근혜 일당…”
전문가들 “당분간 개선 어려워”
조평통 “박근혜 일당…”
전문가들 “당분간 개선 어려워”
북한이 “유신 독재가 부활하고 있다”며 연 사흘째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근혜 정부가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의 확대에 소극적이고, 미국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여름, 북한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잠시 대화 국면에 들어갔던 남북관계는 상당한 기간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관영 <로동신문>은 6일 ‘되살아난 유신 독재의 망령’이라는 글에서 박근혜 정부를 “유신 독재자의 후예들”, 박 대통령을 “현 괴뢰 집권자”라고 부르면서, “과거 군부독재 시대의 죄악을 공공연히 찬미하면서 민주와 정의를 향한 역사 발전의 흐름을 되돌리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신문은 또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에 대해 “유신독재 부활 책동의 연장선에서 터져 나왔다”고,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는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파쇼독재 정권을 연장시켰다”고 비난했다.
앞서 북한의 통일부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5일 담화를 내어 “(박근혜 정부가) 상대방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고 온갖 험담으로 중상·모독하면서 대결을 조장·격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일당은 이제라도 우리의 정당한 비판과 응당한 경고를 똑바로 새겨듣고 처신을 바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4일에도 최고 집행 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박근혜와 그 일당이 그 누구(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미명하에 외세와 야합하여 우리의 체제 전복을 노리고 우리의 핵무장을 해제하려고 분별없이 달려든다”고 날을 세웠다.
북한의 이런 비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냉각 국면으로 들어간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보겠다고 노력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서 북한 길들이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제 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먼저 금강산 관광이나 고위급 회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박 대통령을 향해 자신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라고 정면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중국은 할 만큼 했고, 미국은 시리아와 이란 문제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개선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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