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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 제안·역제안 핑퐁끝 합의…개성공단 이번엔 되살릴까

등록 2013-07-04 20:29수정 2013-07-04 22:29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4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 판문점에서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제의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4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 판문점에서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제의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6일 판문점서 당국간 실무회담

‘격’ 다툼 회담무산 25일만에
공단시설 반출등 실무협의
실질적 성과낼 가능성 높아
재발방지·한미훈련 등 암초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6일 판문점에서 재개된다. 지난달 11일 당국 회담에 참석할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다투다 회담이 무산된 지 25일 만이다.

남북은 제의와 수정 제의를 주고받은 끝에 실무회담 장소를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으로 합의했다. 앞서 북한의 제의를 받은 통일부는 4일 판문점 북한 쪽 통일각이나 남한 쪽 평화의 집에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이 장소를 개성으로 하자고 역제의를 하면서 ‘기싸움’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다시 경의선 출입사무소로 수정 제의를 하면서 한때 ‘고비’를 맞는 듯했으나, 물밑 협의를 거쳐 결국은 판문점으로 합의를 봤다.

남북이 실무회담 재개에 합의한 표면적인 이유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받는 고통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북한에 제의한 회담 의제가 공단의 시설·장비 점검, 완제품·원부자재 반출과 같은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들이어서 대화 재개에 큰 부담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실무회담은 지난 6월 남북 당국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때보다 실질적 성과를 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남북한의 속내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북한은 이번에 남북 대화를 재개해 그들이 바라는 북-미 대화로 가는 돌파구를 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북-미 직접 대화를 제안했으나, 미국은 핵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북한의 ‘선조처’가 전제돼야 한다며 응하지 않았다. 미국은 북-미 접촉에 앞서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사도 밝혔다. 따라서 북한은 한반도 정세의 ‘가늠자’인 개성공단을 해결할 필요를 강하게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월 첫 접촉 때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성공했다고 자평했으나, 회담이 무산되고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까지 일으키며 스스로 점수를 깎아먹었다. 청와대는 이날도 “무분별하고 무원칙한 대북 정책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관련 부처들은 북한에 간접적인 대화 제의까지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가 재개돼 구체적인 쟁점으로 들어가면 여러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는 개성공단을 가동이 중단된 4월3일 이전 수준으로 단순 재개하는 게 아니고, 재발 방지 문제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회담이 열리면 이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답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재 반출 등 실무적인 문제를 해결한 뒤 북한에 △공단 운영 △투자자산 보장 △신변 안전(통행자유 보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요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대한 청와대의 ‘불신’이 뿌리 깊은 탓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통일부의 당국 회담 제안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부가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으면서 이런 요구들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판문점 실무회담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지난 5월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이 밝힌 것처럼 개성공단 정상화를 8월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 취소와 연계시켜 회담 자체를 파투 놓을 수도 있다. 북한은 앞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구실을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 찾았다. 어렵사리 재개된 당국 회담이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라는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길윤형 석진환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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