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매체들 이례적인 공개
김일성대 출신 27살 추정
김일성대 출신 27살 추정
최근 북한의 공식행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옆에 자리잡고 있던 젊은 여성은 부인 리설주라고 북한의 방송 매체들이 25일 밝혔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부인 신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조선중앙텔레비전>과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8시뉴스에서 김 제1비서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정은 원수를 모시고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이 성대히 진행됐다”며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으로 밝혀진 리설주씨는 25일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에 김 제1비서와 함께 등장하는 등 이달 들어 4차례나 북한 언론을 통해 남편과 동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같은 날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결혼을 언제 했는지를 모르고 있을 뿐 김정은이 대동하는 여성이 퍼스트레이디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 제1비서가 부인과 공식석상에 등장해 나란히 자리하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것은 맞지만 예전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도 (전임자들과 달리) 부인 라이사와 함께했다”며 “할아버지(김일성)나 아버지(김정일)도 텔레비전에 부인과 동행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 뿐 김정숙, 고영희를 공식석상에 대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구체적인 결혼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김정은과 부인 사이에 2010년 태어난 딸이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원은 “김정은이 2009년 결혼해 2010년 아이가 태어났다는 정보가 있다”며 “부인은 북동부 청진 출신으로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27살”이라고 추정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김 제1비서의 부인을 공개한 것에 대해 “부인 공개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아버지나 할아버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이 해임된 것과 관련해선 “김정은의 권력 승계 이후 북한 권력구조는 어느 정도 틀을 갖췄다고 본다”며 “심한 권력 투쟁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권력에 갈등이 있다는 정도가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영호의 실각은 비교적 큰 사건이지만, 단순 평가보다는 시간을 많이 두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평가할 일”이라며 “(왜 실각했는지 등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haha@hani.co.kr
이슈김정은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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