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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아들 안고 통곡, 눈물도 말랐다

등록 2010-04-16 18:55수정 2010-04-16 20:52

평택 임시안치소…친지·친구들 찾아 희생자 가족 위로




통곡이 썰물처럼 밀려나간 바다 위로 갈매기가 낮게 날았다. 희생 장병 가족들은 말을 잃었고, 숙소가 마련된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16일 오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는 고요가 감돌았다.

천안함 배꼬리(함미) 수색 현장에서 실종자 주검을 수습했다는 소식은 15일 밤 11시 이후 끊겼다. 36번째로 확인된 조정규 하사의 주검이 마지막이었다. 16일 오전 수색 작업이 다시 시작됐지만, 실종자는 추가로 확인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더 이상 방송 보도에 기대 하루를 보내지 않았다.

2함대로 운구된 주검 앞에서 통곡하던 가족들은 몸을 추스르지 못한 채 저마다의 숙소에서 마음을 달랬다. 전날 아들의 주검을 확인한 손수민 하사의 어머니 전미경(48)씨는 이날 새벽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아침 8시께 숙소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홀로 누워 눈물을 속으로 삼키며 울었다. 그는 아들에 관해 말하지 못했다. 손 하사의 외삼촌 전병철(42)씨는 “희생자 가족들이 머리로는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가슴으로는 아직도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사령부 제1정문 앞은 부대 안의 모습과 달리 임시 안치소를 찾으려는 친지들로 분주했다. 희생 장병들의 친척, 친구, 학교 동료, 마을 주민들은 2함대 쪽의 신원 확인을 거쳐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 위로했다. 강준 중사의 고모부 김원탁(62)씨는 “조카의 결혼 날짜가 다음달 9일이었다”며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평택의 결혼식장으로 갈 버스도 예약해 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임재엽 중사 가족을 찾아온 유병문(61)씨는 “먼 친척인 나도 이렇게 기가 막힌데, 직계 가족들의 심정은 어떻겠냐”며 “매일 밤을 눈물로 보내고 있다”고 비통해했다.

평택/김경욱 송채경화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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