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도 공기샘플에서 증거 못찾아
재래식 폭발·작은 규모 실험 가능성
재래식 폭발·작은 규모 실험 가능성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주장 다음날인 지난 10일 채취한 북한 공기 샘플에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시엔엔>(CNN)이 13일 보도했다.
<시엔엔>은 이날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따서 이렇게 전하고, 현재까지 지난 9일의 폭발이 핵장치 폭발이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한에서 방사능 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지금까지 발견된 사실로 미뤄볼 때 “지난 9일 탐지된 폭발은 재래식 폭발물에 의한 것이거나, 실험 장소가 워낙 잘 차단돼서 방사능 물질이 분출되지 않았거나, 워낙 작은 규모의 실험이어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하기 어려울 정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같은 소식을 보도하면서, 공기 샘플이 폭발 다음날인 10일 정보 수집기(WC-135)에 의해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동해에서 채취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당국자들은 이것이 첫 공기 샘플 채취이긴 하고 최종 분석엔 며칠 더 걸리겠지만, 첫 채취가 결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이것이 북한의 폭발이 꼭 핵폭발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그 폭발의 본질에 관해 여전히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국책연구기관의 한 과학자는 공기 중 방사능을 채취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핵실험 때 유출되는 방사능을 인공위성이나 항공기를 통해 촬영하면 실제 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학자는 “지형 변화가 없더라도 핵실험으로 인한 열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인공위성이나 항공기로 열 영상을 찍으면 핵실험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핵실험을 하면 고온이 발생하고 열이 오래 남아 있는 반면, 고성능 폭탄이 터졌다면 핵실험보다 온도도 낮을 뿐 아니라 금방 식는다는 것이다. 실제 파키스탄이 1998년 핵실험을 했을 때도 미국은 위성으로 열열상을 찍어 실험 사실을 알았다.
이용인 기자, 연합뉴스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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