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에 보수적” 평가
일부선 “정보 부실” 분석도
일부선 “정보 부실” 분석도
세계 최강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군·정보당국은 북한 핵실험이 ‘실제’인지 ‘가짜’인지 정말 모르고 있을까.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와 달리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국책연구기관의 한 과학자는 13일 “여러 기술적 수준을 고려할 때, 미국은 이미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상당 부분의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과학자는 “지형 변화가 없더라도 핵실험으로 인한 열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인공위성이나 항공기로 열 영상을 찍으면 핵실험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핵실험을 하면 고온이 발생하고 열이 오래 남아 있는 반면, 고성능 폭탄이 터졌다면 핵실험보다 온도도 낮을 뿐 아니라 금방 식는다는 것이다. 실제 파키스탄이 1998년 핵실험을 했을 때도 미국은 위성으로 열열상을 촬영해 실험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또 공기중 방사능을 채취하는 ‘원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핵실험 때 유출되는 방사능을 인공위성이나 항공기를 통해 촬영하면 실제 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이 과학자는 밝혔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진파 분석과, 전국 26개소의 무인 방사선 자동 감시망을 통해 공기중의 방사능을 채취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과학자는 미국이 한국과 정보 공유를 하고 있지 않거나, 한-미 정보당국이 공유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외교가의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이 정보 공유에 보수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진실은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부실한 정보분석과 불명확성 때문에 제대로 외교 노력을 하지 못한 채 북한 핵실험을 맞았다고 〈워싱턴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기밀보고서 일부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거나, 최근까지도 북한의 핵실험 계획을 그저 엄포로 보는 내용도 기술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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