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돌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핵 관련 서적을 소개하며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핵 발전을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9·19 군사합의 파기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을 추천하면서 “이 책은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썼다.
그는 또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해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라며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했다.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한 세계적인 핵 전문가다. 헤커 박사는 이 책에서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루며 어떤 오판들을 했는지를 분석해 ‘미국이 외교 노력으로 이룬 합의가 북한의 거듭된 위반으로 무산됐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문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9월1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5돌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의 경제 성적이 그렇지 않았던 시기보다 항상 좋았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이어달리기가 중단됐던 정부 기간에는 국민소득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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