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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세계적 북핵 전문가 헤커 “북, 미국과 관계 정상화 않기로 한 듯”

등록 2023-11-07 20:18수정 2023-11-07 21:28

“미국은 정치적 결정만 하다 기회 잃어…북한, 중국·러시아 손 잡기로 결정한 듯”
세계적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특별 초청 강연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세계적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특별 초청 강연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미국의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가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러시아와 손을 잡기로 결정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따른 밀착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의) 대가로 무엇을 주고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헤커 박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윌리엄 페리(전 미국 국방부 장관) 렉처’ 특별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헤커 박사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북한을 7차례 방문하며 영변 핵시설 등을 돌아본 인물로, 세계적인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이날 강연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서훈 전 국정원장도 참석했다.

헤커 박사는 미국이 북한과 30여년간 협상하며 비핵화의 ‘변곡점’들이 있었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면서 북한이 중·러에 밀착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북한이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외교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핵개발을 병행하는 ‘이중 경로’ 정책을 펼쳤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하지만 헤커 박사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제한된 이해를 갖고 있었고, 기술에 기반한 근거가 아닌 정치적 결정만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 때인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을 두고는 “미국이 큰 기회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제재와 관련해 “(제재는) 핵무기 개발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제 제재가 이뤄지면서, (북한의 눈이) 중국 쪽으로 향하며 핵 프로그램 방지의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9월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해,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지원이 국제적 쟁점으로 부각됐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현 상황에선) 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어렵지만,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면 달라질 수 있다”며 “책임있는 핵 보유국이라면 우라늄을 주거나 핵 실험 결과를 공유해선 안되지만, 러시아는 더이상 책임있는 핵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우려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헤커 박사는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이 “아주 안 좋은 생각”이라며 “한반도를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비관했지만, “‘네버 세이 네버’(Never say never·절대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헤커 박사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한 계획을 이행하려면 7차 핵실험은 필요하다”며 “기술적 요인이 아니라, 정치적 또는 정책상 이유로 (실험을) 단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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