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9일 경기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서 호국훈련 일환으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육군제7기동군단의 전투장비가 부교를 건너고 있다. 육군 제공
한국과 미국이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이 포함된 한·미 연합연습을 벌인다. 북한은 지난달 한·미연합연습에 대해 ‘정면 대결’ 방침을 거듭 밝힌 바 있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은 13일부터 11일 동안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을 시행한다고 3일 공동 발표했다. 양국은 “이번 연합연습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최근에 일어난 전쟁·분쟁 교훈 등 변화하는 위협과 달라진 안보 환경이 반영된 연습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연습을 펼쳐 동맹의 대응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휘소 연습과 연계해 양국 해병대의 사단급 연합상륙훈련(쌍룡훈련), 연합특수작전훈련 등 20여 개 훈련 등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벌인다.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쌍룡훈련은 북한 후방 해안에 해병대가 상륙해 내륙으로 진격하는 공세적 성격의 훈련이라 북한이 ‘북침연습’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이번 연습 기간 실시하는 연합야외기동훈련의 이름은 ‘전사의 방패 연합야외기동훈련’(WS FTX·워리어실드 FTX)으로 명명했다. 양국 군은 남북대화, 북·미대화 진전으로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한반도 전체를 대상(한반도 전구급)으로 하는 실기동훈련을 재개한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뒤 연합 실기동훈련은 대대급 이하 규모로 축소 시행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해 8월 ‘을지자유의 방패 연습’에서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이 재개됐다. 이날 한·미는 “연습 기간에 과거 독수리훈련(FE) 수준으로 확대된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5월 이후 중단됐던 독수리연습은 한·미 양국군이 후방지역 방어 작전과 주요 지휘통제 및 통신체계를 평가하기 위해 실시하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다.
이날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연습기간 미 항공모함이 한반도 근처에 와서 연합항모강습단훈련을 하고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습 기간 한·미·일이 새로운 훈련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한·미·일은 앞으로 안보 협력을 진전시키고 강화하기 위한 활동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활동들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0월19일 경기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서 호국훈련 일환으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 참가한 양국 장병이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지난달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외무성 대변인 담화,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 등을 통해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방침을 밝히고 한·미가 연합훈련을 벌이면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성준 공보실장은 “한·미 동맹은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하여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여 FS 연습을 준비하고 실시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이번 연습이 정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례적인 군사훈련, 또 일반적인 군사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방어적 성격을 띤 이번 훈련을 통해 철통같은 한·미 동맹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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