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군에서 가장 큰 함선인 독도함의 2번함인 마라도함. 연합뉴스
대한민국 해군에서 가장 큰 함선인 독도함의 2번함 마라도함(LPH·기준배수량1만4500t)이 28일 취역했다. 한국이 미 해병대의 주력 수송기인 오스프리의 이·착함이 가능한 중요한 전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한-미 동맹의 ‘군사적 일체화’가 한층 더 진행됨은 물론 대만 등 한반도 주변에서 미-중 간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힘겨운 ‘전략적 선택’에 내몰리게 될 위험성이 커졌다.
해군은 이날 오전 진해 군항에 정박 중인 마라도함 비행 갑판에서 취역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취역식에서 “마라도함은 ‘다목적 합동전력 플랫폼’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함은 물론 독도함과 함께 한국형 경항모 건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라도함은 1번함인 독도함이 전력화된 지 14년 만에 취역하는 2번함으로 한국 해군의 전력 강화와 미군과의 전력 일체화가 진전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떠맡을 전망이다. 이를 보여주듯 해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마라도함을 제작하며) 비행갑판과 현측램프를 보강해 항공기 이·착함 및 탑재능력을 향상시켰다. 비행갑판은 재질을 고장력강에서 초고장력강으로 교체해 미 오스프리급(미 해병대의 최신형 수송기) 수직이착함 항공기도 이·착함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현측램프란 전차 등 주요장비와 승조원들이 이동하는 출입구를 뜻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그 주변인 대만 등에서 미-중 분쟁이 발생할 경우 마라도함을 기반으로 미 해병대 등에 급유·탄약·식량지원 등 후방지원이 가능해진다.
마라도함은 또 문재인 정부가 2033년까지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한국형 경항모의 사실상의 ‘프로토 타입’으로 기능하며 “해군의 경항모 운용 노하우 습득과 능력 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해군은 경항모를 마라도함보다 2배나 큰 3만t 규모로 만든 뒤, 고도의 스텔스 기능과 수직 이착륙 능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인 F-35B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는 경항모에 한국은 물론 미 해병대와 일본의 F-35B도 이·착함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대만 등에서 미-중 간에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마라도함과 향후 만들어지는 경항모 등의 전력을 활용해 동맹으로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올 수 있다.
10월에 작전 배치되는 마라도함은 길이 199.4m, 높이 31.4m, 최대속력 시속 42㎞이고, 승조원 330명이 탑승한다. 마라도함은 제주 해군기지에 배치돼 해군의 해외 활동 등을 담당하는 기동함대의 지휘통제함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연구·개발한 3차원 선회형 탐색레이더를 장착해 독도함보다 탐지거리와 표적 갱신율이 향상됐고, 이지스 구축함처럼 4면 고정형 대공레이더를 장착해 탐지 오차를 줄이는 등 표적 식별능력도 높아졌다. 또, 자체 방어를 위해 수직발사형 국산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인 ‘해궁’을 장착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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