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달 미국 항공기 14대가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돼 한국 해병대와 훈련했다고 루이 크라파로타 미국 태평양해병부대사령관(중장)이 밝혔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2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리는 해병대 창설 70주년 국제심포지엄을 앞두고 1일 미리 공개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해병대 역할’이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한국 해병 및 해군과 함께 훈련하기 위해 한국에 올 때마다 그들의 준비태세가 향상되는 것을 지켜봤다”며 “지난달에도 4대의 MV-22 오스프리, 4대의 CH-53 헬기, 4대의 신형 코브라 헬기, 2대의 신형 휴이(UH-1H) 헬기 등 14대의 항공기를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와이에 주둔한 미 해병들의 입장에서 이는 한국 해병대 및 특수작전 부대들과 함께 훈련할 좋은 기회였다“며 “한국군과의 훈련을 통해 미 해병대의 전투준비 태세는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이 밝힌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케이맵)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연기됐다가 11월 재개된 대대급 훈련이다. 지난해에는 19차례가 예정돼 있었으나 11차례만 실시됐다. 올해에는 모두 24차례의 훈련이 예정돼 있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케이맵은) 다양한 훈련과제들을 통해 실제 상륙작전 수행에 어려운 과업들을 함께 숙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한-미 해병대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군의 대형 수송함(LPH)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이 마린온 헬기들을 탑재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B가 훈련 과정에서 착륙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장차 이들 함정에서 항공자산을 함께 훈련하고 운용하기 위한 한-미 해병대의 능력을 추가로 발전시킨다면 미 해병대의 F-35B를 착륙시키는 것 또한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미국은 장차 필리핀에서 상륙훈련을 할 때 한국이 지속해서 참가하길 권장한다”며 “미 해병대는 이 훈련이 성공적인 다국적 훈련이 되도록 필리핀에서 한국과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미 태평양함대가 짝수 해에 실시하는 림팩 훈련에 상륙군이 참여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미 해병대는 홀수 해에 실시하는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정례훈련인) 칼리스만 세이버 훈련에 한국 해병대가 참가할 수 있도록 초청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에서 외국군과 훈련하기 위한 승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괌이나 북마리나 제도에 훈련장을 구축하려 노력 중”이라며 "미 해병대는 그곳에서 한국 해병대와 함께 훈련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