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이모저모
두 정상, 경제 협력엔 공감대
극동지역 개발 지원 등 합의
‘상습 지각’ 푸틴, 34분 늦어
“월드컵 본선행 축하” 덕담도
두 정상, 경제 협력엔 공감대
극동지역 개발 지원 등 합의
‘상습 지각’ 푸틴, 34분 늦어
“월드컵 본선행 축하” 덕담도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저지 해법’에는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과는 달리, 경제협력 의제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2시간42분간 이어진 단독회담 및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에서 한-유라시아 에프티에이 추진을 푸틴 대통령에게 적극 타진했고, 푸틴 대통령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한-유라시아 에프티에이 추진을 위한 한·러 공동작업반(Working Group) 구성에 합의하는 한편,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유럽경제공동체(EEC) 5개국 총리회담에서 러시아가 한-유라시아 에프티에이를 적극 지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윤 수석은 또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300억달러로 확대하는 한편, 인적 교류를 연 100만명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경제교류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에서는 가스관과 전력망,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 채널 재개 및 공동연구 수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러 경제공동위는 또 극동지역 인프라 사업 등에 우리 기업 지원을 위해 3년간 20억달러 규모의 극동 금융 이니셔티브를 신설하는 한편, 한·러 전력망 사업에 대한 사전 공동연구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은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 상습 지각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푸틴 대통령이 사정 설명 없이 34분이나 늦게 도착하면서, 오후 1시34분에 시작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몽골의 정상회담이 저녁으로 늦춰지는 등 문 대통령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두 달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짧은 기간 동안 거듭 만나고 또 통화도 하다 보니 아주 친근하게 느껴진다. 푸틴 대통령과 저는 연배도 비슷하고 또 성장 과정도 비슷하고 기질도 닮은 점이 많아서 많이 통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한-러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가 끝난 직후 문 대통령에게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네는가 하면, 블라디보스토크 극동거리에 위치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등을 돌아보자고 ‘깜짝’ 제안을 하는 등 관계 증진을 위한 성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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