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중 관계를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국내 배치 문제로 촉발된 중국 지도부의 반발을 달래고 양국 간 우호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정부 대표단 숙소가 있는 베를린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은 경제문제뿐 아니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협력관계에 있다”며 “한-중 수교 25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은 중국 국민에게 낯설지 않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자서전에서 인용하며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제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운을 뗐다. 시 주석은 “이 기회를 빌려 중요한 관심사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하려고 한다”며 “솔직한 소통으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양국 관계의 개선·발전과 지역의 평화·발전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통화한 사실과 취임 뒤 일대일로 포럼에 문 대통령이 특사단을 파견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양국 관계 개선 발전에 대한 저의 긍정적 의지를 높이 평가해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종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시 주석과 중국 대표단은 문 대통령이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 샐비지가 세월호 선박을 무사히 인양했다. 시 주석이 상하이 샐비지에 직접 독려를 해준 것으로 안다. 한국 국민도 이 사실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애초 40분으로 예정했던 회담은 정상 간 대화가 길어지면서 1시간10분만에 종료됐다. 우리 쪽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철 안보실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경제·외교라인 핵심 인사들이 배석했고, 중국 쪽에선 리잔수 중앙서기처 서기,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등이 참석했다.
베를린/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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