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돈봉투 만찬’ 논란과 관련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책임자인 이 지검장은 지난달 21일 ‘조사대상’이었던 안 국장과 수사 종결 직후 부적절한 만찬을 갖고 ‘금일봉’을 주고받은 것이 최근 드러나 논란에 올랐다. (관련 기사: 국정농단 수사팀-조사대상 검찰국장…‘부적절한’ 만찬)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안태근 검찰국장은 수사팀장들에게 70만원,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서울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며 “안태근 국장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및 적법 처리 여부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이영렬 검사장이 격려금을 준 대상자는 검찰국 1, 2과장으로 검찰 인사를 책임지는 핵심이다. 수령한 격려금을 반환한 것은 당연한 것이나 이 검사장의 격려금 제공의 이유와 배경은 조사돼야 한다”며 “법무부 감찰위와 대검 감찰본부는 이상의 점에 대해 엄정히 조사해 공직기강을 세우고 청탁금지법 등 법률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이 원래 용도에 부합되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조사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한겨레>는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부적절한 만남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한겨레>취재 결과 이 지검장은 지난달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인 21일 저녁 휘하 수사팀 간부 6명을 데리고 서울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안 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간부 3명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당시 검찰은 안 국장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한 기록을 특검에서 넘겨받고도 별다른 결론 없이 수사를 끝낸 직후였다. 또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불구속 기소해 ‘부실 수사’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 자리에선 위로·격려의 말과 함께 술잔이 꽤 돌았고, 안 국장이 먼저 수사팀 간부들 개개인에게 금일봉을 건넸다. 이 지검장도 검찰국 간부들 개개인에게 금일봉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장으로서 법무부 관계자들과 돌아가면서 만나는 자리였다. 특히 가장 바쁜 검찰국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안 국장은 “큰 수사가 끝나서 고생한 분들 위로 차원에서 만났는데, 돌이켜보니 사려 깊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혜정 이승준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