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병식
“최고 상석에” 일부 예측 빗나가
단문에서 시 주석 부부 영접받아
기념촬영땐 좌우로 푸틴·박대통령
행사도중 선글라스 쓰고 관람도
오찬 리셉션 땐 전용 대기실 이용
“최고 상석에” 일부 예측 빗나가
단문에서 시 주석 부부 영접받아
기념촬영땐 좌우로 푸틴·박대통령
행사도중 선글라스 쓰고 관람도
오찬 리셉션 땐 전용 대기실 이용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중국의 ‘부흥’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행사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시진핑 주석과 함께 천안문 성루의 관람대에 섰다. 61년 전인 1954년 중국의 마오쩌뚱 주석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나란히 섰던 자리였다.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무릅쓰고 참석하는 열병식인 터라, 박 대통령이 열병식 관람대에서 어디에 자리하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열병식 등에서 외교관례상 최고 상석인 시진핑 주석의 오른쪽 옆자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줄곧 지켰고,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전날 만찬부터 이날 기념행사까지 박 대통령은 위치가 4차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 행사 시작 전 정상 및 외빈들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 때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을 사이에 두고 시 주석 왼편에 섰다. 이때 시 주석 오른편에는 푸틴 대통령이 자리했다. 앞서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영접 나온 시 주석 내외와 단독으로 기념 촬영을 할 때는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오른쪽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박 대통령은 단체 기념사진 촬영 뒤 시 주석 및 다른 정상들과 함께 선두에 서서 성루로 이동했는데, 이때 시 주석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왼쪽에 박 대통령이 맨 앞에 서서 나란히 계단을 올랐다. 성루에 올라간 뒤에는 박 대통령의 위치가 또 바뀌어 시 주석 바로 오른편에 위치한 푸틴 대통령 다음 자리에 섰다. 시 주석 왼편으로 중국 쪽 고위인사들이 자리한 탓이다. 전날 시 주석 내외가 주최한 환영 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시 주석, 푸틴 대통령, 박 대통령 순으로 자리 배치가 이뤄졌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위치가 계속 바뀐 것은 중국이 박 대통령에게 각별한 예우를 하면서도 전통적 우방국이자 강국인 러시아와의 관계와 상징성 등도 같이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 주석 오른편으로 다섯번째에 앉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에 황금색 재킷을 입고 참석했는데, 전승절 기념행사의 성격과 황금색을 귀하게 여겨온 중국인들의 정서를 두루 고려한 축하의 의미로 해석됐다. 중국 사람들은 황색이 중국의 대지를 상징하며,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은 붉은 색 원피스를 입었고, 단체 촬영에서 박 대통령 바로 옆에 나란히 섰다.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 쪽 예우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손님 가운데 한 분”이라며 “박 대통령을 특별히 잘 모시라는 지시를 실무진에 여러 차례 하달해 박 대통령을 전담하는 별도의 영접팀이 구성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또 이날 전승절 뒤 열린 오찬 리셉션 때도 박 대통령의 전용 대기실을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전날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과 한-러 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만찬에 참석했으나, 박 대통령과 마주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베이징/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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