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낮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찬장으로 이동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베이징/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한·중,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 등
주요 발언 ‘오역’ 아니면 ‘의역’해
주요 발언 ‘오역’ 아니면 ‘의역’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두발언이 잘못 번역돼 기자단에게 배포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바로가기 : 청와대의 시진핑 발언 번역 어떻게 달라졌나)
이날 오후 청와대가 처음 배포한 자료를 보면,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맞서 싸워 해방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항일운동 경험을 강조하고, 한국과 중국이 맞서 일본에 대항해왔다는 역사를 강조한 것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로 발전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라는 최상급의 표현은 즉각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 청와대가 배포한 수정 자료를 보면, 이런 주요한 발언들은 ‘오역’이거나 ‘의역’의 결과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정된 자료에 나온 시 주석의 발언은 “역사적으로 한·중 양국 국민은 식민침략에 항쟁하고 민족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단결하고 서로를 도왔다”였고, 한-중 관계에 대해서도 “한·중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국가”, “한-중 관계는 현재 정치적 상호신뢰, 경제·무역협력, 인적 교류가 함께 전진하는 기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등 ‘낮은 수위’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쪽은 “첫 배포자료는 시 주석의 발언을 녹음해 사후에 듣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을 맡은 문화원 관계자가 의역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베이징/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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