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지키며 대화 노력한 결과” 강조
홍용표 “북 주어 유감 표명 첫 사례”
홍용표 “북 주어 유감 표명 첫 사례”
남북은 25일 새벽 1시에 이뤄진 ‘무박 4일’의 피 말리는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행하는 첫 조처로 이날 낮 12시부로 각각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남북은 또 앞으로 남북 당국 회담 개최와 이산가족 상봉 및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 민간교류 활성화 등 이날 새벽 이뤄진 합의사항을 차근차근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대해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간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 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서 남북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이제 시작됐고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정례화, 체계화하겠다고 (공동보도문의) 1번에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이날 새벽 남쪽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쪽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여한 43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도발에 대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고 남한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날 낮 12시부터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은 지뢰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사실상 인정하며, 유감 표명의 주체를 ‘북측’이라고 명시했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반면,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북쪽 책임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남북은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 등 개최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 △다양한 민간교류 활성화 등 모두 6개 항에 합의를 이뤘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