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박근혜 정부 2년 진단] ② 공직인사 해부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211명 뜯어보니 11명뿐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211명 뜯어보니 11명뿐
‘여성 인재 확보’는 헛공약이었고,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출신) 인사’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23일 <한겨레>가 박근혜 정부의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211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박사·관료 엘리트가 정부 고위직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고위공직자의 병역 면제율은 일반인들의 병역 면제율(6.4%)을 두배 넘게 웃돌았다.
병역면제 22명…아들 면제 14명
경기고-서울대 출신 20명 ‘최다’ 차관급 이상 여성, 11명 그쳐
박 대통령 임명한 여성장관 3명뿐 ■ ‘여성 대통령’ 시대? ‘대통령만 여성’ 시대! ‘여성 장관, 정부위원회 여성 위원의 비율이 대폭 확대되고, 요직에 배치된다. 공공기관엔 여성 관리자 목표제와 평가지표, 여성 교수와 여성 교장 채용쿼터제 도입으로 2017년까지 모두 10만명의 여성 인재 확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미래 여성 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가 그려낸 미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차관급 이상 공직자 211명 가운데 여성은 모두 11명으로 5.2%에 그쳤다. 범위를 인사청문회 대상(44명)으로 좁혀도 그 비율은 6.8%(3명)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이 임명한 여성 장관은 조윤선,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등 단 3명이다. 이명박 정부 때에도 ‘여성 배려’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집권 2년차까지 여성 장관은 역시 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핵심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전재희, 진수희 장관을 잇따라 지명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무총리(한명숙), 법무부 장관(강금실) 등에 여성을 기용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여성 장관이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뿐이라는 점과 비교된다. 부처 내부 승진이 많은 차관(급)을 제외한 장관급 이상 70명 중에도 관료 출신이 37.1%(26명)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박 대통령이 관료를 유난히 신뢰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관료 다음으로는 정치인이 22.9%(16명)로 많았고, 이어 교수 20.0%(14명), 법조인 18.6%(13명) 등의 차례였다. 차관급을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지명된 고위공직자의 절반인 50.7%(107명)가 관료 출신이었다. 관료가 많은 덕분에 고위공직자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이 39.8%(84명)였고, 사법고시 출신이 11.8%(25명)였다. 행시 최고참은 4회인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었고, ‘최신참’은 37회인 김석균 전 해경청장이었다. 사시 출신 중엔 ‘왕실장’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등고시 사법과 12회(1960년)로 ‘맏형’이었고, ‘막내’는 그보다 31년 늦은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 1991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다. ■ 고위공직자 2명 가운데 1명이 박사 고위공직자들의 또다른 특징은 고학력이었다. 이 정부에서 대학교만 졸업한 ‘대졸자’는 11.8%(25명)에 불과했고, 부처 장관 중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위공직자 두명 가운데 한명꼴인 48.8%(103명)가 박사 출신(수료 포함)이었고, 석사(수료 포함)도 39.3%(83명)였다. 특히 외국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한 이가 모두 84명(41.2%)으로, 서울대 석사(29.9%, 63명)보다 많았다. 학교별로는 미국 위스콘신대(6명), 인디애나대(5명), 워싱턴대·하버드대, 영국 버밍엄대(각 4명) 등의 차례였다. 국내 대학 석사는 서울대 다음으로 연세대(12명), 성균관대(7명), 고려대(5명) 등의 차례였다. 박사 가운데는 한양대(8명)와 연세대(6명), 위스콘신대·성균관대·서울대(각 5명) 출신이 많았다. 출신 대학(학부)으로는 서울대가 39.8%(84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균관대 10.4%(22명), 연세대 9.0%(19명) 등이었다. 성균관대의 득세가 도드라져 보이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때 득세했던 고려대 출신은 4.7%(10명)로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나온 한양대 출신이 4.3%(9명)로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은 3명, 박 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 출신은 2명이었다. 출신 고교로는 경기고가 11.4%(24명)로 여전히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고 5.7%(12명), 대전고(9명), 경복고(8명), 경북고·진주고(각 7명), 광주일고(5명) 등의 차례였다. 한국 사회 주류 엘리트인 이른바 ‘케이-에스’(K-S, 경기고-서울대) 출신은 20명으로 여전히 건재했다. 서울고-서울대(7명), 경복고-서울대(6명)가 뒤를 이었다. ■ 최장수 국무위원 정홍원 국무총리, 8일짜리 차관도 집권 2년 동안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3일 현재 404.5일이었다. 이들 가운데 ‘최장수’(728일)는 박 대통령 취임 때부터 함께한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 9명이다. 세월호 참사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속 인사의 잇따른 실패로 유임됐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재임 기간이 721일로 뒤를 이었고, 인사청문회 대상자 가운데 가장 길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23일 현재 정 전 총리와 같은 721일이다. ‘최단기 공직자’는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스스로 물러난 황철주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3일)였다. ‘별장 성접대’ 논란에 휘말려 사퇴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8일)도 ‘초단명’ 사례다. 현재 재직 중인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의 평균 나이는 60.1살로, 취임 당시 평균 나이(58.4살)보다 두살가량 더 많아졌다. 지난 2년 동안 교체되지 않은 사람이 많은 탓으로 보인다. 병역 면제자는 22명으로, 여성(11명)과 자료가 없는 자문기구 및 대통령소속위원회 인사 등을 제외한 166명 가운데 13.3%를 차지했다. 아들의 병역이 조회되는 공직자 90명 가운데는 15.6%(14명)가 면제였는데,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경우 장·차남은 고령으로, 3남은 국적 상실로 세 아들 모두 면제받았다. 신원섭 산림청장의 아들도 국적 상실로 면제됐다. 김종 문체부 2차관 아들 등 3명은 국외입영연기 상태다. 조혜정 김외현 기자 zesty@hani.co.kr
경기고-서울대 출신 20명 ‘최다’ 차관급 이상 여성, 11명 그쳐
박 대통령 임명한 여성장관 3명뿐 ■ ‘여성 대통령’ 시대? ‘대통령만 여성’ 시대! ‘여성 장관, 정부위원회 여성 위원의 비율이 대폭 확대되고, 요직에 배치된다. 공공기관엔 여성 관리자 목표제와 평가지표, 여성 교수와 여성 교장 채용쿼터제 도입으로 2017년까지 모두 10만명의 여성 인재 확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미래 여성 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가 그려낸 미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차관급 이상 공직자 211명 가운데 여성은 모두 11명으로 5.2%에 그쳤다. 범위를 인사청문회 대상(44명)으로 좁혀도 그 비율은 6.8%(3명)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이 임명한 여성 장관은 조윤선,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등 단 3명이다. 이명박 정부 때에도 ‘여성 배려’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집권 2년차까지 여성 장관은 역시 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핵심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전재희, 진수희 장관을 잇따라 지명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무총리(한명숙), 법무부 장관(강금실) 등에 여성을 기용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여성 장관이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뿐이라는 점과 비교된다. 부처 내부 승진이 많은 차관(급)을 제외한 장관급 이상 70명 중에도 관료 출신이 37.1%(26명)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박 대통령이 관료를 유난히 신뢰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관료 다음으로는 정치인이 22.9%(16명)로 많았고, 이어 교수 20.0%(14명), 법조인 18.6%(13명) 등의 차례였다. 차관급을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지명된 고위공직자의 절반인 50.7%(107명)가 관료 출신이었다. 관료가 많은 덕분에 고위공직자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이 39.8%(84명)였고, 사법고시 출신이 11.8%(25명)였다. 행시 최고참은 4회인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었고, ‘최신참’은 37회인 김석균 전 해경청장이었다. 사시 출신 중엔 ‘왕실장’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등고시 사법과 12회(1960년)로 ‘맏형’이었고, ‘막내’는 그보다 31년 늦은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 1991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다. ■ 고위공직자 2명 가운데 1명이 박사 고위공직자들의 또다른 특징은 고학력이었다. 이 정부에서 대학교만 졸업한 ‘대졸자’는 11.8%(25명)에 불과했고, 부처 장관 중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위공직자 두명 가운데 한명꼴인 48.8%(103명)가 박사 출신(수료 포함)이었고, 석사(수료 포함)도 39.3%(83명)였다. 특히 외국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한 이가 모두 84명(41.2%)으로, 서울대 석사(29.9%, 63명)보다 많았다. 학교별로는 미국 위스콘신대(6명), 인디애나대(5명), 워싱턴대·하버드대, 영국 버밍엄대(각 4명) 등의 차례였다. 국내 대학 석사는 서울대 다음으로 연세대(12명), 성균관대(7명), 고려대(5명) 등의 차례였다. 박사 가운데는 한양대(8명)와 연세대(6명), 위스콘신대·성균관대·서울대(각 5명) 출신이 많았다. 출신 대학(학부)으로는 서울대가 39.8%(84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균관대 10.4%(22명), 연세대 9.0%(19명) 등이었다. 성균관대의 득세가 도드라져 보이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때 득세했던 고려대 출신은 4.7%(10명)로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나온 한양대 출신이 4.3%(9명)로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은 3명, 박 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 출신은 2명이었다. 출신 고교로는 경기고가 11.4%(24명)로 여전히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고 5.7%(12명), 대전고(9명), 경복고(8명), 경북고·진주고(각 7명), 광주일고(5명) 등의 차례였다. 한국 사회 주류 엘리트인 이른바 ‘케이-에스’(K-S, 경기고-서울대) 출신은 20명으로 여전히 건재했다. 서울고-서울대(7명), 경복고-서울대(6명)가 뒤를 이었다. ■ 최장수 국무위원 정홍원 국무총리, 8일짜리 차관도 집권 2년 동안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3일 현재 404.5일이었다. 이들 가운데 ‘최장수’(728일)는 박 대통령 취임 때부터 함께한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 9명이다. 세월호 참사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속 인사의 잇따른 실패로 유임됐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재임 기간이 721일로 뒤를 이었고, 인사청문회 대상자 가운데 가장 길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23일 현재 정 전 총리와 같은 721일이다. ‘최단기 공직자’는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스스로 물러난 황철주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3일)였다. ‘별장 성접대’ 논란에 휘말려 사퇴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8일)도 ‘초단명’ 사례다. 현재 재직 중인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의 평균 나이는 60.1살로, 취임 당시 평균 나이(58.4살)보다 두살가량 더 많아졌다. 지난 2년 동안 교체되지 않은 사람이 많은 탓으로 보인다. 병역 면제자는 22명으로, 여성(11명)과 자료가 없는 자문기구 및 대통령소속위원회 인사 등을 제외한 166명 가운데 13.3%를 차지했다. 아들의 병역이 조회되는 공직자 90명 가운데는 15.6%(14명)가 면제였는데,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경우 장·차남은 고령으로, 3남은 국적 상실로 세 아들 모두 면제받았다. 신원섭 산림청장의 아들도 국적 상실로 면제됐다. 김종 문체부 2차관 아들 등 3명은 국외입영연기 상태다. 조혜정 김외현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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