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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박 대통령 고집·불통 뒤엔 ‘대 이은 헌신·봉사’ 확신

등록 2015-02-22 21:40수정 2015-02-23 10:45

[박근혜 정부 2년 진단] ① 국정운영

아버지가 기초·뼈대 세운 나라
완성하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
스스로 ‘사심없는 헌신’ 규정
모든 대통령은 재임 중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신의 통치 스타일을 쉽게 바꾸지 못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드라마’를 써왔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가 ‘고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집이 인권변호사 출신에 지역감정에 저항한 정치인으로서 도덕적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집은 샐러리맨 성공 신화에 더해 서울시장으로서 성과를 내본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은 무엇을 버팀목으로 삼고 있을까. 그 중심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있다.

박 대통령은 1990년 2월7일 일기에 이렇게 쓴다. “(아버지가) 국가에 대해 품으셨던 그 원대한 꿈, 피땀 흘리셨던 노고, 이 모든 것은 제대로 계승되지도 못하고 내팽개쳐져 있다. 운명은 항상 내가 가야만 할 길로 선택의 여지도 없이 몰아넣는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책에서 아버지를 “나라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로 규정하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뭉쳐 흘린 국민의 피땀으로 나라의 기초가 만들어지고 뼈대가 서고 모든 모양이 갖추어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꿈을 계승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가 기초와 뼈대를 세운 나라를 완성하는 게 일종의 소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박 대통령 취임 뒤 2년 동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나 ‘제2의 한강의 기적’, ‘지구촌 새마을운동’ 등 1960~70년대 아버지가 내세운 슬로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런 소명의식에 더해 박 대통령은 자신을 ‘사사로운 욕심 없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은 국정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런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출범 직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자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 나서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목적 이외에 어떠한 정치적 사심도 담겨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8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이 계속되자 “6개월 동안 휴일 없이 국정과제와 국민의 안정적 삶을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지내왔다. 그래도 저에게 주어진 하루는 짧았다”고 강조했다. 정윤회 문건 파문이 불거진 뒤엔 “겁나는 일이나 두려운 것도 없고,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살기 때문에 흔들릴 이유도 없다. 오로지 그 목적 하나로 살아왔고 앞으로 (생을) 마치는 날까지 그 일로 살아갈 것”(새누리당 지도부 오찬)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당대의 시대정신에 기반을 두고 국정을 고민했다면, 박 대통령에게 국정은 아버지 때부터 이어져온 국가의 부흥 과정이고, 이를 위해 자신은 무한히 헌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대를 이어 헌신하고 봉사하는 지도자’라는 고결한 의미를 부여하고 나면, 그만큼 오류나 잘못을 인정하기 어려운 ‘무결점주의’에 빠지기도 쉽다. 박 대통령의 고집은 바로 이 무결점주의에서 비롯된다.

조혜정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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