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개입 정황 파문
남재준 등에 조사 요청했지만 불발
되레 가까운 권력층 인사 잇단 경질 평소 정윤회·비서관 3인방에 대해
‘대통령 눈과 귀 가린다’ 비판 하지만 이후 벌어진 일은 박 회장 뜻과는 반대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때를 전후해 박 회장과 가까운 이들은 자리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4월에는 조 전 비서관이 사표를 냈고, 지난 5월 사표를 낸 백기승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박 회장과 친분이 깊다. 지난 9~10월에는 국정원 내에서 박 회장 또는 조 전 비서관과 가까운 일부 인사들이 좌천되거나 옷을 벗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국정원이 1급 간부들에 대해 큰 폭의 인사를 했는데 청와대가 갑자기 1급 간부 ㄱ씨를 퇴진시키라고 요구했다. 발령받은 직후 자진해서 물러났다. 박지만 라인이 날라간 걸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경질됐다. 이 전 기무사령관은 박 회장과 고교 및 육사 37기 동기다. 대통령의 ‘혈육’인 박 회장과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의 대립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일로 보인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도 박 회장은 최대 요주의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캠프에 인사를 천거할 때마다 참모그룹이 번번히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대선 승리 이후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본인을 둘러싼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박 회장은 말을 아끼고 있다. 박 회장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몇달전쯤 박 회장과 통화하며 인사개입설 등에 대해 물어봤는데 ‘나는 누나(박 대통령)가 무섭다. 둘째 누나(박근령) 놓고 말 많긴 하지만 난 둘째누나가 더 좋고 편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원철 이유주현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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