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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자유민주주의 부정, 엄두도 못 내게 해달라”

등록 2013-12-02 20:42수정 2013-12-08 14:32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문 장관보다 먼저 임명장을 받은 황찬현 감사원장, 오른쪽 끝은 김진태 검찰총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문 장관보다 먼저 임명장을 받은 황찬현 감사원장, 오른쪽 끝은 김진태 검찰총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임명장 주며 주문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복지 장관 임명 강행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황찬현 감사원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황 감사원장의 임명동의 투표를 처리한 지 나흘 만이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불거져 야당에서 집중적으로 사퇴 요구를 해왔던 문 장관도 10월25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40일 만에 임명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은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어떤 경우라도 헌법을 부인하거나 자유민주주의를 부인하는 것, 이것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그런 생각은 엄두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 총장에게 “자기 이해관계에 부딪히게 되면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잘못된 관행과, 성실히 살아가는 국민을 분노케 하는 부정부패·비리를 확실히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에게는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면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잘못이 드러나면 한번 해보다가 기득권 세력에 밀려서 흐지부지하게 되는 것을 이번 정부에서는 확실하게 바로잡아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엄정한 법 집행과 비리·부패 근절, 공직기강 확립 등을 강력히 주문했지만, 이 요구가 실제로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에 흠결이 드러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기어이 임명한 것은 여야의 연말 대치정국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청와대의 임명 발표가 교착정국을 타개하려는 여야 4자 회담 시간에 때맞춰 이뤄져 정국이 얼어붙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이날 4자 회담도 성과 없이 끝이 났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명백히 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오만과 독선, 독기까지 어린 불통과 일방통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국정운영 최고책임자가 얼어붙은 정국 해소를 주도하기는커녕 오히려 훼방을 놓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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