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열린 ‘700만 금융 소외자가 다시 웃는 사회’ 간담회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후보 “여성계가 잘못 알았으니 문제삼지 말아달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9일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이른바 ‘마사지걸’ 발언에 대해 “내 이야기가 아니라 선배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마사지걸’ 발언과 관련해 직접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열린 신용불량자와의 ‘타운미팅’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기자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이 후보는 ‘마사지걸’ 발언에 대해 “45년 전 남의 이야기, 우리 선배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며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여성계에서 이 발언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서도 “(여성계가) 잘못 알았으니까 문제 삼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며 “내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 쪽은 ‘마사지걸’ 발언에 대한 여성계의 공개질의서에 대해 “기회균등 차원에서 한 이야기”라고 답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날 ‘마사지걸’ 발언에 대해 이 후보의 “성의있는 해명과 솔직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에서 여성차별 시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고재순 균형인사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을 통해 “(이 후보가) ‘예쁜 여자보다 그렇지 않은 여자를 골라야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며 이를 ‘인생의 지혜’라고 말한 것은 실망을 넘어 충격”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고 비서관은 이 후보 쪽이 지난 17일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예쁜 여성은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혜택이 있으니까 기회를 제한하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뭔가 혜택을 줘 기회를 균등하게 하자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그는 “잘못에 대한 성의있는 해명과 솔직한 사과, 그리고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대한민국 여성에 대한 도리”라고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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