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문화방송> 기자들의 동행을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 “왜곡·편파 방송”을 했다고 주장하며 <문화방송>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겠다는 것이어서 ’언론 탄압’이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9일 <문화방송>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문화방송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문화방송은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순방 과정에서 비속어를 사용해 파문이 일었고 <문화방송>이 이를 최초 보도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은 <문화방송>에 공문을 보내 이례적으로 보도 경위를 질의하면서 압박했다. 지난달에는 <문화방송> ’피디수첩’에서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하면서 김 여사와 닮은 대역을 방송에 내보내면서 ’대역 고지’를 하지 않아 대통령실이 반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거부 통보에 <문화방송>은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면 엠비시는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 가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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