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 회견을 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순방 과정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서 <문화방송>(MBC) 기자들을 배제한 대통령실 결정에 대해 “치졸하고 황당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전용기에서의 대통령 행위는 당연히 취재 대상이고 취재공간이다. 이 취재공간에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보도 자유의 침해이고 헌법상 언론의 자유 침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미국 출장에서 ‘이 xx, 바이든, 쪽팔린다’며 욕설 논란으로 외교참사를 일으켰다”며 “그러면서 엠비시가 논란을 제일 먼저 보도했다는 이유로 출장에 동행하지 말라고 한다. 외교안보 참사 유발자가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공적 목적으로 운용되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 언론사를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언론인 출신인 정필모 의원은 기자회견 뒤 “대통령 여객기는 사적 공간이 아니고 대통령 활동의 취재가 허용되는 공적 공간”이라며 “누가 마음대로 (취재를) 제한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에 언론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며 “취재 자체를 봉쇄한다면 (자유는) 대통령 개인에게만 있는 자유인가”라고 비판했다.
“엠비시가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들이 민항기를 통해 순방 다녀오도록 지원할 것”이라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문화방송 출신) 발언에 대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승래 의원은 “앞으로 언론 취재는 자산이 크면 자유롭게 하고, 중소·영세 언론사는 취재 자유가 없는 것인가”라며 “취재 자유를 허용하는 문제를 자산과 비교하는 것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대통령기 탑승 비용은 언론사가 다 낸다. 자산과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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