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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당대표 후보만 무려 10명” 국민의힘, ‘예선 탈락’은 처음이야

등록 2021-05-19 15:14수정 2021-05-19 16:49

정치BAR_장나래의 국회TMI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경태·주호영(5선), 홍문표(4선), 조해진·윤영석(3선), 김웅·김은혜(초선), 신상진(원외).

19일 현재까지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사람만 모두 8명. 20일 출마 선언 예정인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명입니다. 후보 등록 전 최고위원으로 ‘하향 지원’하거나 출마를 철회하지 않는 한, 이들 가운데 절반은 본선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컷오프’ 됩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5명만 최종 경선에 진출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등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도 유례가 없었던 첫번째 예비경선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때그때 달랐어도 한번도 없었던 ‘컷오프’

과거에도 컷오프 제도는 존재했지만 실제로 작동한 적은 없습니다. 중앙당 선관위가 그때그때 본경선 인원을 제한했지만 당권주자가 난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4인 컷오프 기준을 세웠지만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졌습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도 홍준표·원유철·신상진 세 후보가 나서면서 컷오프 기준이었던 4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컷오프 기준이 5명이었고 6명(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김용태·이정현) 후보가 출마하면서 예비경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선관위는 당시 ‘컷오프 대상자가 2명 미만일 경우에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6명 모두 본경선에 올랐습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중진들 체면도 있으니 웬만하면 ‘컷오프’는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당권주자가 10명에 이르면서 일부를 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예비경선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 50%로 높여

한층 치열해진 경쟁과 함께 이전 선거와 달라진 점은 또 있습니다. 앞서 실제로 컷오프된 사례는 없지만 예비경선 투표 반영비율은 본선(당원투표 70%,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로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원투표 50%,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로 예비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였습니다. 선관위 회의에서는 기존 ‘당원 70% 여론조사 30%’부터 ‘여론조사 100%’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결국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조정됐다고 합니다. 당심 뿐 아니라 ‘더 많은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입니다. 통상 4명 정도로 제한됐던 본경선 후보자 수를 5명으로 늘린 것도 초선·원외 인사 등 조직력이 약한 후보들이 쇄신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본선 문호를 개방해 전당대회에서 더 치열하고 다양한 논쟁을 이끌어내려는 계산입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전당대회인만큼 주인인 당원들을 소외시킬 수 없다는 점과 중도층의 민심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지적 사이에서 고민 끝에 나온 절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예비경선 룰이 변경되면서 이른바 신진 당권 주자들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한 지난 14일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0.4%로 당권주자 중 1위에 올랐습니다. 2위가 나경원 전 의원(15.5%)이었고, 주호영 의원(12.2%), 김웅 의원(8.4%), 홍문표 의원 (4.3%) 차례였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로만 한정하면 나 전 원내대표(22.3%), 이 전 최고위원(20.8%) 차례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닌 시민 조사로 반영 범위를 확대하면 두 사람의 순위가 바뀌게 되는 겁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신진 당권주자들, 본경선 ‘단일화 카드’ 구상

한때 본경선에서도 시민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선관위는 기존의 방식(당원 70%, 시민 여론조사 30%)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반영비율을 바꾸려면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전당대회 일정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했습니다. 룰이 변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진 주자들은 ‘단일화’ 카드를 준비해뒀습니다. 본경선에 신진 주자가 복수로 오른다면 단일화를 통해 대역전극을 연출하겠다는 야무진 구상입니다. 초선인 김웅·김은혜 의원은 후보등록일인 오는 22일 ‘0선·초선이 당대표 해도 괜찮을까요’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예고하는 등 신진 연합·단일화 분위기를 잡고 있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컷오프 이후 (신진 세력들 사이) 단일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컷오프 과정에서 당원과 일반시민 지지율이 드러나면 오히려 3·4·5위 후보자의 단일화 요구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진들은 신진 돌풍을 견제하는 한편, 탄탄한 당내 조직력을 기반으로 본선 경쟁력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주호영 의원 캠프 관계자는 “본선은 예상한 사람들이 그대로 올라갈 것이고, 결국 본선에서 70%에 달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결국 관건”이라며 “다선을 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당심과 경륜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 쪽 관계자도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확보한 탄탄한 당내 민심을 무시할 수 없다.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신진 대 중진, 영남 대 비영남, 국민의힘 대 도로 한국당 등 복합적인 전선이 형성된 6·11 전당대회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우선 오는 27일에 컷오프 희생자가 확정되며 본경선에 오른 5명의 후보들은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 티브이 토론에서 자웅을 겨루게 됩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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