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향한 맹비난에 나섰다. 전날 자신의 출마 이유를 ‘결자해지’라며 밝혔듯, 박 전 시장의 과오를 드러내 이를 해결할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전임 시장은 정직하지 못했다. 페미니즘 정치인을 자부하고, 서울시에 젠더 특보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말과 행동이 달랐다”며 “권력으로 딸 나이인 여성의 인권을 짓밟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박 전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안 대표는 또 박 전 시장을 향해 “옥탑방 서민 코스프레는 할 줄 알아도, 전기요금 낼 돈도 없어서 선풍기조차 마음대로 못 트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고통스러운 생활고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2018년 서울 강북구의 한 옥탑방에서 박 전 시장이 한달 동안 생활하면서 서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정치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을 되새김했다. 그는 그러면서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기대도 없었겠지만, 자신의 말과 180도 다른 파렴치한 행동으로 천만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배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난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안 대표는 이날 “전임 시장의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문제와 쌍둥이다. 서울의 해법은 대한민국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권 사람들은 거짓말이 몸에 배어 있다. 많은 문제들이 풀리지 않고 더 악화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연립 서울시 정부’를 통해 야권의 유능함을 보여주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어용시민단체와 지지자들만 참여하는 가짜 시민참여 대신, 평범하지만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진짜 시민들에게 시정의 문을 넓게 열겠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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