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겉으로는 비판 목소리를 쏟아내면서도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여부 등 향후 서울시장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선거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으로 변모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며 “과정과 결과가 어떠하든 다음 대선에도 또 나올 것이며, 대선에 마음을 둔 김종인 대표와의 기싸움으로 과정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며, 그 불순함은 야권 단일화와 대여투쟁으로 포장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중량감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포석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당내에서는 단일화 여부에 따라 안 대표 출마의 파급력이 좌우될 것으로 본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자신으로 단일화하자는 입장을 내놓은 것인데, 국민의힘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경선 테이블에 들어오라고 주문할 텐데 안 대표 역시 이를 수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다만
양쪽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간단치 않은 후보가 나오는 셈”이라며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중진 의원도 단일화 전망에 대해 “국민의힘이 안 대표를 바로 후보로 내세우진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1차 경선을 하고 그 승자가 안 대표와 경선하는 방식이 있을 텐데 그건 안 대표가 (본선에서) 압도적 지지율을 가질 때나 국민의힘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대표의 출마선언은 여권 주자들의 움직임을 재촉할 전망이다.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에 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정의당은 안 대표가 회견에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작정 ‘야권 단일후보’를 참칭하고 나섰다”며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연대해 보수야당 단일후보를 하든 말든 정의당과는 무관한 일이니, 야권 단일후보 표현은 무례하고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정환봉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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