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북한군에 총격을 받고 사망한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무궁화 10호 항해사 A(47)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 당시 타고 있었던 부유물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오랫동안 배를 탄 항해사인 점을 고려할 때 펜더 부이를 엮어 뗏목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찍은 무궁화 10호와 무궁화 29호 사이의 노란색 펜더 부이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원이 ‘월북’한 건 사실이지만, 북한군의 ‘주검 훼손’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당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해 민간인 피살사건 공동조사와 재발방지 특별위원회’는 28일 “다양한 경로로 획득한 한·미 첩보에 의하면 월북은 사실로 확인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검 훼손 여부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유보했다. 군이 입수한 첩보에는 “태웠다”는 얘기만 있을 뿐 무엇을 태웠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출처는 밝힐 수 없지만, 팩트 자료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보존될 것이기 때문에 결코 가릴 수 없는 사안”이라며 북한군 총격 희생자의 월북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단순히 구명조끼를 입고 있고, 신발을 가지런히 놓은 상황을 놓고만 (월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정보자산에 접수된 내용을 갖고 국방부가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검 훼손과 관련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황 위원장은 “북쪽 주장대로 부유물만 태운 것인지, 우리 쪽이 파악한 대로 주검까지 태운 것인지는 (남북의) 협력 조사가 필요하다. 월북 사항과 달리 우리 첩보를 더 분석하고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애초 군은 북한군이 지난 22일 저녁 9시40분 실종 공무원에게 총격을 가한 뒤 기름을 붓고 40분간 주검을 불태웠다고 발표했다. 황 위원장은 “월북에 대해선 (첩보를 통해) 판단이 가능하다. 주검 훼손 부분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신빙성 높은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첩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군이 수집한 첩보에는 “태웠다”는 표현은 있지만 태운 것이 주검인지 부유물인지는 분명한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군은 ‘무엇을 태우라고 정확히 나온 건 아니지만, 주검을 태웠다고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정황이 있다’고 복수의 국방위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이 스티로폼을 주검 주변에 두고 (함께) 불태운 것으로 추측한다’고 국방위원들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북한이 희생자를 발견한 뒤 상당 시간 동안 구조로 추정되는 활동을 펼친 정황도 드러났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군 실무자가 22일 오후 3시30분에 최초 인지를 한 뒤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행위로 보이는 정황을 인지했으나, 상황이 급반전되어 (우리 쪽의)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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