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접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당이 연일 미래통합당과 공조할 의지를 내비치며 야권연대의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판이 커진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야권 통합의 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안철수 서울시장 카드’가 소환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1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통합당과 굳이 (손을) 못 잡을 이유는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책 방향이 저희가 지향하는 바와 같다. 활발하게 정책 공조와 연대가 논의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전날 통합당과 함께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지난 3일에도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금지 결의안’을 함께 내놓으며 발걸음을 맞추고 있습니다. 두 당은 9월 정기국회 전 정책연대를 출범시킬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이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37개 정책과제를 선정했고, 이 가운데 통합당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두 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민미래포럼’에선 각종 사회 현안을 논의합니다.
그러나 연대 여부를 놓고 통합당은 다소 미지근한 반응입니다. 통합당은 지난 16일 관련 보도에 대해 “일정, 내용 등 구체적인 사안은 협의된 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설이 무성하던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회동 또한 아직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권은희 원내대표, 이태규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눈길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로 쏠립니다. 부산시장에 이어 서울시장도 공석이 되면서 야권에선 내년 재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이듬해 대통령 선거까지 승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안철수 ‘원맨 정당’인 국민의당은 ‘안철수 카드’를 통해 야권 통합, 재보궐선거, 이듬해 대통령 선거까지 존재감을 부각하려 합니다. 국민의당이 통합당보다 더욱 적극적인 연대 메시지를 내는 이유입니다. 다만 안 대표 본인은 지난 1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관련 질문에 “지금 선거를 생각할 때인가. 벌써 잿밥만 관심 있는 정치권에 국민은 큰 실망을 할 것”이라며 일단 선을 긋긴 했습니다.
통합당 속내는 어떨까요? 지난 17일 김종인 위원장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지난번에 서울시장에 나왔는데 또 나오겠느냐. 통합당이 제1야당이기 때문에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며 주도권을 다잡았습니다.
인물난을 겪고 있는 통합당, 야권 통합까지 바라보는 국민의당의 ‘밀고 당기기’. 이제 시작입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