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12일 국회 의사과에 더불어민주당 상임위원별 위원명부를 제출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직을 주는 안을 제안했으나 통합당이 거부하면서 12일 오전까지 이어진 여야의 원구성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당은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예정대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원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당에 예결위 등 7개 노른자위 상임위원장을 대폭 양보하는 안을 제안했지만 통합당이 의원총회에서 이 가합의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예결특위 위원장직은 통합당이, 법사위 위원장직은 민주당이 갖는 안을 제시했다. 가합의안에는 통합당이 국토교통위원장·정무위원장·문화체육관광위원장·농림수산축산식품위원장·환경노동위원장등 6개 주요 위원장직을 갖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이 “법사위는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라며 반발해 결국 당내 추인이 불발됐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가합의안은 민주당이 내놓는 안을 뛰어넘는 최대 양보안이었고, 모든 노른자위를 양보한건데 통합당이 의총에서 거부한 것”이라며 “이는 총선의 민의를 무시하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는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더 이상 야당과의 협상에 매달리지 않겠다”면서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고 원구성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야당과의 합의 없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유권해석으로는 18석 모두 (선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통합당은 “민주당이 협상이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법사위를 민주당이 강제적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라면서 “야당과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뽑는 것은 제헌 국회 이후 처음으로, 헌정사에 남는 오점이자 폭거가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통합당은 이날 예정된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날 원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민수 국회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통합당 중진 의원들이 의장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병석 의장은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원구성이 늦어지는 부분은 여야 막론하고 국회가 국민에게 면목이 없는 일이다. 다시 한 번 의원들의 의견을 참고하겠고, 여야 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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