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을 지역구의 국회의원 선거를 들여다보면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이곳에선 경남도지사 출신 김두관(61)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산시장 출신 나동연(64)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었지만, 올해 초까지도 이들이 겨룰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이들의 이름은 거의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1월 말 민주당은 “김포에 뼈를 묻겠다”던 경기도 김포갑 현역 국회의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양산을로 차출했다. 버티던 김 전 지사는 결국 2월3일 양산을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맞서 2월 말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양산을로 지역을 옮기면서, 전직 도지사 맞대결이 성사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통합당은 홍 전 지사를 내치고,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공천했다.
두 후보의 맞대결 구도가 확정된 이후 6일까지 양산을 지역구의 국회의원 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세차례 진행됐는데, 정당 지지도는 통합당이 민주당을 미세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두차례는 김두관 후보가 이겼으나 오차범위 안이었고, 나머지 한차례는 나동연 후보가 7.7%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엠비시(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유권자 507명을 대상으로 후보지지도를 조사했더니, 김두관 43.7%, 나동연 43.0%로 김두관 후보가 앞섰지만 그야말로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다. 이보다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부산일보>가 역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후보지지도를 조사했더니, 김두관 41.2%, 나동연 40.3%로 김두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살짝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들 두 조사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4.4%였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기관 싸이리서치가 지난달 28일 자체적으로 유권자 102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선 김두관 36.1%, 나동연 43.8%로 나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였다.
따라서 선거를 채 열흘도 남겨두지 않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으로는 김두관과 나동연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nesdc.go.kr)을 참고하면 된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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