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을에 출마한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윤준호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부산 해운대구을 지역을 ‘부산의 새로운 심장’으로 만들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선택해주십시오!”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반송·반여·재송동 주민들만 바라보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21대 총선 부산 해운대구을에 출마한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미애 미래통합당 후보의 각오다. 통합당 전신인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던 해운대구을은 동부산권(남·수영·해운대구·기장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의원인 윤 후보가 있는 지역구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선 배덕광 새누리당 후보가 49.7%의 표를 얻어 36.6%에 그친 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배 전 의원이 ‘엘시티’ 관련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받아 스스로 의원직을 사직했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 보궐선거에서 윤 후보가 50.2%의 표를 받아 뒤늦게 당선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지형이 바뀐 대표적인 곳으로 분류한다. 통합당으로선 반드시 승리해야 할 지역인 셈이다.
3차례 도전 끝에 국회에 들어간 윤 후보는 새벽부터 지역 곳곳을 누비며 밑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윤 후보는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 조성 지역 그린벨트 해제 결정에 따라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는 ‘해운대형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고 있다. 윤 후보는 그린벨트로 묶였던 터의 해제를 끌어낸 숨은 공로자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는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민을 위한 8만4000여개의 일자리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성과를 만들어냈다. 재선의 힘 있는 추진력으로 지역구를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을에 출마한 김미애 미래통합당 후보가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미애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이에 맞선 김 후보는 ‘개천에서 난 용’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17살 반여동에 있던 방직공장에서 일하다가 29살에 법대에 진학했고, 2002년 34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김 후보는 가정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던 여성을 위해 무료 변호를 맡는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에 힘썼다. 김 후보 또한 대표 공약으로 내건 것이 ‘센텀2지구 산업단지 조성’이다. 김 후보는 센텀2지구를 창업 육성 체제를 갖춘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를 열고, 상권도 활성화해 개발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역을 살피는 동네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주요 공약을 앞세운 센텀2지구는 풍산그룹의 재벌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다. 센텀2지구는 반여동 일대 195만㎡ 터에 첨단산업단지를 만드는 사업인데,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풍산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본격화했다. 시민단체는 “헐값에 불하받은 땅이 개발되면서 풍산그룹만 배불리는 계획인데도 개발에만 매달리는 두 후보의 공약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여론조사는 박빙이다. <부산일보>가 케이에스오아이(KSOI)에 맡겨 지난달 25~26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39.3%, 김 후보가 41.8%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폴리컴에 맡겨 지난 6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45.2%, 김 후보가 41.7%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끝나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결국 부동층 표 잡기에 성공하는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