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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상가 임대차보호법, 국회에 2년 계류 중인 원인은?

등록 2018-07-27 16:41수정 2018-07-27 18:07

정치BAR_이정훈의 이해관계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상공인 위한 대표 민생입법
2016년 민주당 발의 뒤 번번이 법사위서 발목잡혀
민주당은 큰 관심 없었고, 정부도 개정 의지 없어
한국당은 대안 제시 없어 ‘시장원리’ 강조하며 반대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중소상공인 고통의 책임을 최저임금에 떠넘기는 일은 정치권의 직무유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6대 민생입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두자릿수 인상율을 보이며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이에 따른 중소상공인 부담을 덜려면 국회에서 이들의 지원을 위한 관련 법률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대표적인 민생입법으로 꼽힙니다.

민주당은 이날 “계약갱신요구권 확대 및 권리금 보호를 위한 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주요 민생입법들은 번번이 상임위 문턱도 밟지 못하고 좌절됐다”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려고 합니다. 이 권한은 공간을 빌려 장사할 때 내쫓기지 않고 계속 장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또 권리금 보호는 현재 계약 종료 3개월 안에 다른 계약자를 찾으면 권리금을 새 계약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계약 종료 6개월 전으로 확대하는 등 임차인 권리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7일 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지난 2년간의 논의를 살펴보면, 민주당 주장은 ‘절반의 진실’에 가깝습니다. 민주당은 다른 정당보다 개정안은 많이 발의했지만 큰 관심을 쏟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부도 개정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대안 제시 없이 시장 현실만을 강조해 법 개정을 힘들게 했습니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2016년 5월 20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약 20명의 의원들이 제각각 목적으로 25개의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하지만 통과된 것은 한 건도 없습니다.

개정안이 처음으로 여야 간 의견교환이 이뤄진 것은 2016년 11월15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였습니다. 당시 민주당 백재현·홍익표·홍의락·박주민·윤호중 의원이,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6건이 논의됐습니다. 주된 내용은 ‘전통시장 임차인 권리금 보호’(백재현·홍익표·곽상도), ‘계약갱신요구권 10년으로 확대’(홍익표·윤호중), ‘계약 갱신 거절시 임차인 이전비용 보상 청구권 보장’(홍익표), ‘임차료 상승률 제한’(홍익표), ‘임대차보호법 대상 확대’(홍의락), ‘광역지자체에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박주민) 등이다. 현재 민주당이 중소상공인을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들입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의는 전문위원과 법무부 등 정부 의견에서부터 제동이 걸렸습니다. 강병훈 전문위원은 10년으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에 대해 “보증금이 폭등하는 등 보증금 인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히는 등 대부분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창재 법무부 차관 역시 “초기 임대료 폭등” “신규임차인 시장 진입 제한” 등을 이유로 “신중 검토”를 주장했습니다. 개정의 필요성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견을 내기가 굉장히 힘들다. 더구나 우리가 실태를 잘 모른다”(여상규), “조금 성급한 면도 있다”(김진태) 등 느긋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에 맞선 박범계·백혜련 민주당 의원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국회 전문위원과 정부를 설득하기에만도 역부족이었습니다. 박범계 의원은 “권리보호적 시각으로 보느냐, 경제적인 잣대로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법무부를 설득하려 했지만, 결국 “오늘도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며 다음 기회를 기약했습니다.

논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1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지난해 11월21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년에 논의한 개정안 6건 가운데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안은 빠지고, 기존 민주당 의원 5개 안과 정성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등 6개 개정안을 논의했다. 당시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방향은 주로 ‘일자리안정자금’ 등 확대된 예산의 국회 통과였습니다. 이때문에 민주당은 개정안 심의에 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날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이금로 법무부 차관은 과거 정부와 달리 “전통시장 임차인 권리금 보호를 위한 법 개정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안 모두에 신중검토 의견”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히며 이 차관에게 국토부 입장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금로 차관은 이용구 법무실장에게 답을 미뤘고, 이 법무실장은 “상가임대차 티에프(TF)를 만들어 월 1회 정도 모여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전통시장 부분이 빠진 것에 대해 입법은 시급하다 해서 관계부처가 모두 일치해서 합의를 한 부분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게 사실상 논의의 전부였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발의한 안건에 대해 의견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금태섭 소위원장은 “어차피 의결정족수가 안되는데 다음번 소위 하기 전까지 (법무부가) 보고를 드리기 바란다. 이상으로 심사를 모두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6건을 비롯해 총 20건의 안건 논의를 두시간 정도만 하고 막을 내린 것입니다.

11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민주당은 오는 8월에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관심을 쏟고 해낼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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