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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페미니즘 정치’ 첫발 뗀 신지예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닌 시작”

등록 2018-06-14 04:59수정 2018-06-14 14:27

서울시장 1.7% 득표 녹색당 신지예

벽보 훼손 27차례·잇단 폭언문자
되레 ‘여성주의 정치’ 필요성 입증
이슈화 고맙단 말에 저 또한 용기
차별성장 패러다임 바꾸고 싶었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지자들이 지난 6일 낮 서울 수서경찰서 앞에서 선거벽보 훼손사건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지자들이 지난 6일 낮 서울 수서경찰서 앞에서 선거벽보 훼손사건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지예(28)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드센 여성들의 담론’으로 폄하되던 페미니즘을 선거에 끌어들인 최초의 정치인이다.

여성과 성소수자 등 사회적으로 배제당한 이들을 대변하겠다며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전면에 내건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7%(8만2874표)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1.6%(8만1664표)를 얻은 김종민 정의당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어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8년도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한 여성은 “나를 대신해 여성의 고민을 공공의 영역에서 얘기해줘 고맙다”고 했고, 얼마 전 딸을 얻었다는 한 남성은 ‘성평등에 원래 관심이 없었는데 딸이 생기니까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고 한다. 한 청소년은 “투표권이 생기면 꼭 투표하고 싶다”고 응원했다. 신 후보는 “선거를 통해 저 또한 용기를 얻었다”며 웃었다.

소수정당 후보의 최대 장벽인 선거비용 역시 시민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넘어설 수 있었다. “시민들이 지지하고 후원해줘서 개인 빚을 지지 않고 선거운동을 마치게 됐다”며 “선거 과정에서 꽃과 손편지 등을 전달해주는 분들을 마주하면서 정치의 변화를, 페미니즘 정치 필요성을 많은 시민이 원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페미니스트 정치’를 내세운 신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쉽지 않은 선거였다. 젊은 여성이자 청년 정치인에게 선거는 사방이 벽이었다. 선거기간 중에는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27차례 있었다. 담뱃불로 포스터의 눈을 지지거나, 눈 부위만 도려내는 일 따위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모델로 알려진 박훈 변호사는 신 후보의 선거 벽보에 대해 “개시건방진”, “나도 찢어버리고 싶은 벽보” 등이라고 표현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신 후보는 “‘칼로 가슴을 도려내고 싶다’,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서웠다기보다 오히려 더 담담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벽보 훼손 등의 사건은 오히려 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지, 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한지 한눈에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후보가 돼서 강조한 게 ‘한강의 기적을 넘어보자’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해 경제성장을 이루는 게 그동안 목표였다면,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 ‘평등의 기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선거홍보물 캐치프레이즈는 “가난해서 아프지 않고, 폭력 때문에 죽지 않고, 차별 때문에 병들지 않는 서울”이었다.

그래서 신 후보의 ‘내일’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신 후보는 “제가 선거에서 많이 뒤처져서 그렇지…”라고 웃으며, “그동안 끊임없이 ‘페미니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을 해온 만큼 이번 선거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불법촬영, 낙태죄 폐지 등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나갈 지점을 만들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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