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경수 민주당 의원, 김태호 전 경남지사. <한겨레> 자료사진
당 안팎에서 출마 요구를 받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되면, 자유한국당이 경남지사 후보로 검토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맞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남 김해을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은 1일 통화에서 “당과 지역에서 출마 요청이 있어 다른 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들과 최종 협의를 거친 뒤 2일 출마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출마하든 출마하지 않든 당의 다른 후보들이 있는 만큼 (나에 대한)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김 의원이 출마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킨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김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처음 당선됐는데,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지방선거 출마 요구에 고개를 저어왔다. 하지만 출마 요청이 수그러들지 않자, “3월 말까지 민주당 다른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본 뒤 결정하겠다”며 출마 여지를 열기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에 불리한 지역인 경남에서 승리할 경우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과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입법 과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남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나서야 경남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요구에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14년에도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여전히 경남 선거가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2014년 경남지사 선거, 2012·2017년 대선(문재인 후보)에서 민주당이 얻은 경남 득표율이 모두 36%대다. 김 의원이 오는 6월 경남지사 선거에서 이기려면 10% 포인트 이상 득표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맞대응 카드로 2016년 총선 불출마 이후 정계를 떠났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인사는 “인지도로 볼 때 김태호 전 지사가 나와야 한다고 경남 지역 의원들이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불투명한 재산증식 논란 등으로 낙마했지만, 2012년 총선 당시 경남 김해을에서 김 의원과 맞붙어 승리해 정치적으로 재기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2016년 총선에서 경남 지역구인데도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최고 득표율(62.38%)로 당선되는 등 정치적 상승세를 타고 있어, 2012년 대결과 다른 양상이 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송호진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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