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101일 앞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디지털포렌식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를 비롯한 비방·흑색선전 등 사이버선거범죄 예방과 단속에 적극나선다고 밝혔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6·1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5·9 대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3개월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17명의 광역시장과 도지사, 226명의 구청장·시장·군수, 광역의원 690명과 기초의원 2927명을 선출한다. 광역단체 단위로 교육감도 함께 뽑는다. 모든 유권자들의 뜻이 표출되는 이번 선거는 향후 정치 지형을 가를 분수령이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확인받아 개혁을 위한 추가 동력을 확보하려고 하고, 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반격의 계기를 만들려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시도당별로 경선에 참여할 예비후보 신청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60% 중후반)과 당(40% 중반)의 지지율 고공 행진으로 내부 경쟁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목표는 ‘9+알파’다. 민주당 소속이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서울·광주·세종·강원·충북·충남·전북과 각각 총리 발탁과 선거법 재판으로 궐위가 된 전남·대전은 반드시 수성하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영남에서 추가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지난해 대선의 연장선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지방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실현할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인 이춘석 사무총장은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서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많이 하는데 꼭 그렇지 않다”며 “촛불민심이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고 이에 걸맞은 구체적인 정책을 지방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 6곳(경기·인천·대구·경북·부산·울산), 홍준표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며 비워놓은 경남 등 ‘6+알파’를 목표치로 내걸었다. 경기·인천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영남지역 5곳을 무조건 확보해야 가능한 수치다. 김명연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은 “경제·안보 무능 정권 심판론을 통해 ‘6+알파’가 가능하다 본다. 수도권의 경우 여러 정당이 뛰는 다자구도 역시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경제 살리기’와 ‘생활정치 구현’을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잡았다. 지방선거기획단장인 이학재 의원은 “지역 기초의원이 문재인 정부 심판, 북핵 심판을 말할 수는 없다. 지역 민생에 밀착한 선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당 인지도와 지지도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해 호남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진 민주평화당은 광주시장과 전남·북 지사 선거 중 최소한 한 곳에서의 승리를 바라고 있다. 정의당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어 전국의 모든 광역·기초의회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100일 남은 선거일까지 지방선거 판세는 국내외적 변수에 따라 여러 차례 요동칠 수 있다. 남북관계는 선거에 미칠 파괴력이 가장 큰 요인이다. 남북 대화가 재개되고 특사가 오가는 등 훈풍이 불고 있지만 유동성이 크다. 북-미 대화가 잘 풀리지 않거나 북한의 도발이 재개되면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개헌도 큰 변수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에서의 개헌 국민투표 실시를 목표로 개헌안을 발의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문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자유한국당 심판론’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적폐청산도 야당은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받아칠 가능성이 크다. 개인비리가 드러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는 이달 중순에 끝나겠지만 재판은 계속된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단죄를 위한 법정 공방이 선거 이슈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는 오는 5월24~25일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고, 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김태규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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