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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복동 할머니 “야당 대표라는 분이…속이 상한다”

등록 2016-04-27 19:26수정 2016-04-28 08:25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2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전날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위안부 문제 합의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2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전날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위안부 문제 합의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종인 ‘위안부 합의 이행촉구 발언’ 후폭풍

일대사관앞 수요시위
시민 200여명 김대표 성토

더민주 의원들 참석 해명나섰지만
“김대표 직접 찾아와 사과하라”

당 대변인도 ‘진화 브리핑’
“기본입장 달라진 것 없어”
지난 26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와 면담하면서 내놓은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촉구’ 발언이 국내외에서 파장을 낳고 있다.(▶관련기사: 김종인 “위안부합의 빨리 이행해야” 파문) 더민주는 27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12월 위안부 문제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당의 기본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는 김종인 대표의 발언에 분노한 시민 200여명이 모여 김 대표를 성토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0) 할머니는 “야당이 일본에 한·일 합의가 무효라고 제기하면, 빨리 해결이 돼서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야당 대표라는 분이 대통령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어서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12·28 합의 무효’, ‘위안부 이행 발언한 김종인은 국민을 위한 야당 대표인가. 정부 여당의 조력자인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펼쳐들기도 했다.

집회에는 더민주 소속 의원들도 참석해 김 대표 발언을 해명했지만, 현장의 분노를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경민 의원이 “김 대표의 발언은 외교 사절을 만나서 외교적인 언사를 한 것에 약간의 오해가 덧붙여진 것”이라고 하자, 일부 참가자들은 “김 대표가 직접 찾아와 사과하라”며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홍익표 의원은 “오해든 실수든 김 대표의 발언으로 위안부 할머니 등에게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당의 책임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 언론도 김 대표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치 <요미우리신문>은 김 대표의 벳쇼 대사 면담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당은 선거 때는 공약으로 일·한 합의 철회와 재교섭을 요구했었다”고 전한 뒤 김 대표의 발언이 당의 공식 입장과 거리가 있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는 한국 언론의 전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파문 수습에 나섰다. 박광온 대변인은 “어제 김종인 대표가 일본 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언급한 것은 위안부 문제에 관해 합의란 것을 해놓고도 그것조차도 부정하려는 일본 내의 몰역사적 인식과 부적절한 자세 전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라며 “지난해 한·일 정부간 위안부 문제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당의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발언 진의가 잘못 전달됐을 뿐, 김 대표의 발언이 당의 입장과 어긋나는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우리 당이 집권하면 (위안부 문제를) 다시 협상해서 반인륜·반평화적 범죄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영 박수진 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monad@hani.co.kr

[관련기사]
▶김종인 ‘위안부 합의 이행’ 발언에 정대협 “배신적 언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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