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시스템 혁신·소통강화 촉구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새누리당에서 집단적인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는 8일 오전 모임 뒤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유출 문건의 신빙성이 높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지만, 현 상황의 본질적인 문제는 동일한 문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청와대와 내각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 상반된 해석을 내고, 이를 각자 다르게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정운영의 투명성이 낮고, 대통령의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와대의 인사와 인사 시스템을 혁신하고, 대내외적 소통의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인사추천실명제 도입 △수석·장관들의 대통령 대면보고 일상화 △수석·장관들과 공식회의 활성화 △수석비서관회의, 국무회의를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활용 △대국민 기자회견 정례화 △대통령이 참여하는 당정청 협의체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지난 정권에서는 정례적으로 이뤄졌던 이런 일들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는 사라졌다는 것이 된다. ‘아침소리’의 한 의원은 “말단 행정관도 대통령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수석들조차 대통령을 쉽게 만날 수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일을) 국정운영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이번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청와대 쇄신을 요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로 표현하는 등 완강하게 부인하고, ‘청와대 3인방’ 등에게도 여전한 신뢰를 보이는 모습을 의식한 탓으로 풀이된다.
쇄신 의원 모임을 표방한 ‘아침소리’는 초·재선 의원 2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모임엔 안효대·조해진·이노근·이완영·박인숙·서용교·하태경 의원이 참석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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