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뒷얘기
거침이 없었다. 1시간으로 예정된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의 인터뷰는 4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원 당선자는 질문의 첫머리만 듣고도 답변을 줄줄 쏟아냈다. 도정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비쳤다.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 도심에 추진 중인 초고층 건물 드림타워 문제를 당선 뒤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말로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했다. 실제 노력과 절차로 진행해야 할 부분을 말로 앞서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취임해) 행정권한을 갖고, 7월에 바로 이 문제를 파고들테니 좀 두고보시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나 자신을 둘러싼 민감한 문제는 표현을 에둘렀다. 관심의 초점이 ‘제주지사 원희룡’이 아니라 ‘정치인 원희룡’에 맞춰지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정치와 관련된 질문이 시작되자 원 당선자는 “말을 많이 줄여야겠다”거나 “도민들이 안 그래도 딴 데 신경쓰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대답을 많이 할수록 도민을 걱정하게 하고 내 발등을 찍는 것”이라며 먼저 ‘방어막’을 쳤다. “일부러 회피하지는 않겠지만, 중앙당이나 중앙정치에 목소리를 내는 건 불가피한 경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와 관련된 의견을 묻자 그는 “잘 모르겠다”며 “(선거를 치르느라) 지난 석달 동안 청와대 기류에 신경쓸 틈도 없었고, 기사도 잘 못봤다. (그런 문제가) 매일 매일의 과제가 아니니, 어느새 낯설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와 달리, 후보 경선 규칙을 100% 여론조사로 바꿔 논란이 인 대목을 두고선 “인터뷰 많이 했고, 선거도 끝났다. 노코멘트”라고 답하지 않았다. 제주/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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