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국밥집 아들 시의원 후보로
최연소 25살 3명…기초 6선도 3명
부부군수-형제군수 가문 대결도
최연소 25살 3명…기초 6선도 3명
부부군수-형제군수 가문 대결도
6·4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친 가운데, 이색적인 경력의 후보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후보는 부산 부산진3 선거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 후보로 나선 송병곤 후보다. 송 후보는 11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에 나온 돼지국밥집 아들 ‘진우’의 실제 모델이다. 송씨는 1981년 신군부의 공안당국이 일으킨 부산지역 최대 공안 사건인 ‘부림 사건’에 휘말려 60여일 동안 불법감금을 당했고,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무료 변론으로 1983년 풀려난 뒤 그 인연으로 법무법인 부산 사무장으로 노 전 대통령,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등과 함께 일해왔다. 당의 권유로 출마하게 됐다는 송 후보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로 충격이 컸고,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나왔다. 부산시의회엔 지금까지 야당 소속 지역구 시의원이 한명도 없었는데, 그 벽을 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청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선 강도석 후보는 이번이 17번째 출마다. 강 후보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뒤 26년 동안 광주 남구에서 치러진 국회의원·시의원·구청장 선거에 계속 도전해왔다. 12번째로 출마한 2007년 시의원에 당선됐지만, 10달 뒤 사퇴하고 18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1991년부터 이번 선거까지 줄곧 기초의원직(6선)을 유지한 이는 3명이다. 이중 탁대학(64) 전 경북 문경시의원이 이번에 경북도의원에 출마해, 경북 안동시의원인 이재갑 후보(60·무소속)와 전남 영광군의원인 강필구 후보(63·무소속) 2명이 기초의원 7선에 도전한다.
이번 선거의 최연소 후보는 경기 부천시 시의원 후보(통합진보당)로 출마한 박정선(25)씨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이전 만 25살이 넘어야 선거에 출마가 가능하다. 이번 선거에서 만 25살인 1989년생은 모두 3명인데, 이중 박씨가 5월생으로 생일이 가장 늦다. 최고령자는 81살로 경북 고령군의원 선거에 나선 김양웅 후보(무소속)다.
전남 화순군수 자리를 놓고는 ‘부부군수’ 기록을 가진 무소속 임호경 후보와 ‘형제군수’인 무소속 전형준 후보가 가문의 명예를 내걸고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두 집안간 첫 대결이었던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임호경 후보의 아내 이영남 전 군수와 전형준 후보가 맞붙어 전 후보가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전 후보의 동생인 전완준 전 군수가 임호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중견 탤런트 한인수(66)씨는 ‘문화 관광도시’를 내세우며 새누리당 시흥시장 후보로 등록했다. 경기 광주시의원 라선거구에서는 ‘구두닦이 시의원’을 표방하며 박일등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1981년 프로복싱 선수로 데뷔했던 그는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다 최근 10년간 구두닦이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일념으로 2010년에 이어 4년만에 다시 출마했다는 그는 당선되면 트럭을 타고 지역구를 돌며 민원을 듣고 구두도 닦겠다고 밝혔다. 4대강사업 현장인 남한강 일대를 누비며 환경파괴 현장을 고발한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도 여주시의원 가선거구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입후보했다. 이 후보는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4대강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싶다”며 “토건사업에 집중해 민생이 뒷전이 된 여주에 변화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연합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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