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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당 지지율 저조’ 김한길, ‘영입난’ 안철수…위기돌파 승부수

등록 2014-03-02 21:22수정 2014-03-04 15:21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6·4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한길·안철수 승부수 왜?

“현재가치와 미래가치가 만나 가장 높은 수준의 야권통합을 이뤄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현재가치’,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을 ‘미래가치’에 각각 빗댔다. 2일 두 사람의 ‘창당·통합 선언’이 현재 제1야당 수장인 김 대표와 민주당엔 새누리당에 맞설 반등의 기회를, 안 위원장에겐 창당 역량의 한계를 딛고 야권의 대표 주자로 나아갈 돌파구를 열어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당 바깥 ‘안철수 현상’을 당 중심으로 불러들이는 민주당이나, 청산 대상으로 꼽던 민주당과 손잡은 안 위원장 모두에게 이번 선언은 ‘정치적 승부수’다.

■ 안철수 끌어들인 김한길김 대표는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당 대표 교체론이 논의될 만큼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국가정보원 전면 혁신 등 야당의 요구를 판판이 외면하는 여권의 태도가 큰 걸림돌이지만, 정국을 주도할 이슈를 틀어쥐지 못하는 김 대표에 대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았다. 정당 지지율에서 새정치연합에 밀리며 당에선 ‘제3당 전락 우려’까지 나왔다.

민주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의 통합”
김한길, 리더십 위기 반등 기회
지방선거 야권분열 불안감 떨쳐
‘기초 무공천’ 반발 상쇄 효과도

안철수쪽 “맨손으로 호랑이굴로…”
신당 조직화 난항 ‘전술적 변화’
새정치 외연 확대 몸집 불리기
‘청산대상과 한살림’ 비판 예고

이런 위기에서 안 위원장과 창당·통합 선언을 이끈 김 대표는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장 새누리당처럼 기초공천을 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공천 폐지를 선언한 안 위원장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 대표는 이번 합의로 공약 이행의 명분도 쥐게 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최대 불안 요인이던 야권 분열을 해소하면서 야권 안에서 주도권을 회복할 계기도 잡았다.

김 대표가 새해 들어 3차례나 정치혁신안을 발표하며 의지를 드러내고, 지방순회로 당 지지율이 조금 회복된 것도 이번 합의에 밑돌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당내 기반이 좀더 탄탄해질 수 있다. 특히 기초선거 공천 폐지 결정 때문에 기초선거를 준비한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불가피하지만, 야권통합이란 대의명분으로 당원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에게 비판적이던 한 재선 의원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가장 힘든 과제가 정계개편인데, 김 대표가 크게 한 건 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번 합의가 아니었으면 김 대표가 이룬 성과가 거의 없을 뻔했다. 이번 합의로 정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7년에도 열린우리당을 선도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거쳐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열린우리당 등과 함께 제3지대 정당인 ‘대통합신당’으로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향후 통합 정당 창당 과정에서 안 위원장 쪽에 과도하게 당내 권력을 내주거나, 노동·복지 등 진보적 정책들이 부각되지 못할 경우, 또 6월 지방선거 주요 후보 선정 과정에서 기존 민주당 후보들의 요구를 관철하지 못할 때는 김 대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김 대표 측근은 “대표가 될 때부터 자신이 야권 재구성을 통해 차기 집권을 위한 ‘브리지’(가교)가 되겠다고 말해왔고, 이것은 그런 다짐의 성과”라며 야당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 민주당과 손잡은 안철수 안 위원장은 민주당과의 통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김 대표가 정치적인 불리함을 감수하고 기초공천 폐지를 결단한 것이야말로 약속을 지키는 정치”라며 통합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 안 위원장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3월 말 창당해 지방선거를 치르려던 안 위원장이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 영입에 난항을 겪자, 야권 주요 세력인 민주당을 혁신해 새정치를 구현하는 ‘다른 길’을 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안 위원장이 정치세력화의 한계를 느끼지 않았겠나. 그가 지금 새정치연합에 합류하려는 사람들보다 ‘함께 새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민주당에 더 많이 있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셀프 창당’ 대신 민주당과 힘을 합친 통합 정당에서 대권주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려 했을 것이라 짐작하는 이들도 있다. 민주당의 또다른 재선 의원은 “안 위원장이 바깥에서 신당을 만들어 성공해도, 민주당이라는 존재가 있는 한 반쪽의 성공이다. 안 위원장이 야권 분열의 멍에를 안고 바깥에 있느니, 제1야당을 혁신하는 데 성공하면, 야권 후보자들 중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 정치를 해치는 구태정치로 비판해온 민주당과 한살림을 차리는 것이 새정치냐’는 비판과, 지지층의 실망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송호창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국민소통위원장은 “이제 (안 위원장 등은) 맨손으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과 각오로 새정치를 추구했던 목표를 관철시키겠다. 반드시 정치개혁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안 위원장은 이번 통합을 통해 새정치의 우군과 외연을 확대하려는 뜻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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