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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문재인 “확인된 건 엔엘엘 포기발언 없다는 것”

등록 2013-10-04 20:31수정 2013-10-07 16:52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4일 저녁 서울 세종로 세종홀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공동선언 여섯돌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의 축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4일 저녁 서울 세종로 세종홀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공동선언 여섯돌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의 축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수사 발표 관련 입장 표명

대화록 법 적용 관련
검찰 이중잣대 비판 일어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4일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마디로 대화록은 있고 ‘엔엘엘(NLL·북방한계선) 포기(발언)’는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다’는 지난 2일 검찰 발표 직후 노무현재단에서 밝힌 의견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문 의원은 검찰의 발표 내용과 관련해 직접 의견을 내지는 않았었다. 문 의원의 발언은, 그가 대화록 공개를 주도했다는 점을 빌미로 새누리당이 불을 지피는 ‘문재인 책임론’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의원은 국가기록원의 대화록을 공개해 ‘엔엘엘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밝혔었는데, 실제 엔엘엘 포기 발언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노무현재단과 당에서 이미 다 충분히 말했다.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필요하면 (추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해야지, 왜 해석을 발표하느냐. ‘보이지 않는 손’이라도 작용하는 것이냐”며 “참여정부와 관련된 사항만 일방적으로 집중조사하고, 그 결과도 설익은 채로 발표해서 정치적 공방을 불러일으키는 검찰 모습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대화록 초안 삭제’ 주장은 “녹취록이니까 최종본이 완성되면 초안은 기록물로서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관 목록에서 제외했고, 그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대화록이 왜 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았는지는 규명하면 된다. 불법
김경수 전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 연설기획비서관이 4일 국회 민주당 대변인실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이관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변인실 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공동취재사진
김경수 전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 연설기획비서관이 4일 국회 민주당 대변인실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이관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변인실 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출 관련 수사도 같이 진행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검찰이 ‘사초 실종 책임론’으로 문재인 의원 등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여권의 움직임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화록 관련 수사는 크게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경위와 지난해 대선 당시 불법유출 의혹이라는 두 가지 갈래다. 그런데 검찰은 미이관 문제는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일부 내용을 발표하는 등 ‘적극성’을 드러내는 반면, 대화록 불법유출 의혹 수사는 미적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검찰은 이지원 사본에서 발견한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로, 국정원이 보관 중인 대화록은 공공기록물로 보고 있다. 똑같은 대화록인데도 ‘보관 장소’에 따라 성격을 달리 규정하면, 관련된 사건의 법 적용 잣대가 달라진다. 즉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지 않은 것이나 ‘초안 삭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는 반면, 국정원의 대화록이 공공기록물이라며 불법유출 의혹 수사는 흐지부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검찰이 여권의 대화록 불법유출·활용 의혹에는 면죄부를 주고, 문재인 의원 등 참여정부 인사들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으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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