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6일 김진표 원내대표의 단수공천(경기 수원 영통)을 확정하는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내걸었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발표 명단에는 13곳의 단수공천과 경기 성남 수정구 등 4곳의 경선후보자들이 포함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이후 여러 논란 끝에 공천 확정 여부가 보류됐다가 5일 밤 최고위원회에서 결정됐다. 김 원내대표 공천 반대 여론을 주도해온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소장은 트위터에 “정말 민심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김진표 같은 모피아 정치인은 민생개혁 최대의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도 “민주당 진짜 답 안나오네, 다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 버리고 있으니”(@jccho5***)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2002년 대선 당시 대부업체 ‘굿머니’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신계륜 전 의원은 서울 성북을 지역에 단수공천됐다. 신 전 의원은 이후 사면복권됐으나, 지난 18대 총선 당시 ‘비리 연루자 배제’ 원칙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서울 중랑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상수 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서영교(47)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공천이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성명을 내어 “특정 세력, 특정 대학 세력이 그들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내부서클을 만들어 밀실공천, 불법공천을 감행하고 있다는 항간의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2006년 최연희 의원의 ‘술자리 성추행’ 사건 당시 “꽃을 보면 취하고 싶고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글을 썼다가 여성계의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을 일으켰던 한광원 전 의원은 인천 중·동·옹진 지역구에 단수로 공천을 받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꾸준히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선명한 정체성을 보여온 것으로 평가되는 최재천(48) 전 의원도 이날 단수공천(서울 성동갑)으로 발표됐다. 단수공천 이유로는 ‘현격한 경쟁력 차이’가 제시됐지만, 면접이 지난달 25일이었던 데 비추면 발표가 꽤 늦어진 셈이다. 문학진 의원(경기 하남)도 단수공천돼 3선에 도전한다. 손학규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에는 손 전 대표의 정책특보를 했던 김병욱 위원장이 단수공천자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위한 후보단일화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산 영도구와 울산 북구 등에도 후보를 공천했다. 신경민 대변인은 “야권연대에 거론된 지역에 공천된 후보들로부터는 ‘지도부의 지침에 따른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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