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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MBC 에리카 김 인터뷰 ‘민감 대응’

등록 2007-11-22 17:00수정 2007-11-25 17:46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지난 1994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교회에서 이명박 당시 민자당 의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서 김씨 ‘이후보 의혹’ 공개

한나라, 피의자 출연 이유로 “법적 조처·항의 방문”
담당 피디 “반론 전제로 한나라 통보, 이의 없었다”

한나라당이 문화방송 라디오의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등장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언론 탄압’ 시비를 부르고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은 22일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 3부와 4부에 출연해 30여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안상수 원내대표와 박형준·나경원 대변인 등이 나서서 “방송윤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23일 문화방송을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원내대표·대변인 나서 반발…항의방문 하기로

에리카 김은 이날 손석희씨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김씨가 처음 만난 시점이, 이 후보가 주장해온 것처럼 2000년 1월이 아닌 BBK투자자문 설립 한달 전인 99년 3월께라고 주장했다. 에리카김은 “내 동생과 이 후보가 만난 장소는 서울 프라자호텔이고 (99년) 3월쯤으로 (만난 시점을) 알고 있다”며 “여권이나 공항 출입국 기록을 보면 (첫 만남의 시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에리카 김의 이러한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한나라당은 인터뷰 내용에 대한 반박과 함께 문화방송이 에리카 김을 인터뷰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 윤리 심각하게 훼손” 주장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2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대표단과 문광위 소속의원들이 MBC를 항의방문 하기로 했다”며 “‘범죄 피의자’를 직접 출연시켜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한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안상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에리카 김이 김경준씨와 공범으로 고발돼 있고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인데도 MBC에서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없이 내보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것은 방송윤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주가조작과 횡령의 공범인 사람의 육성을 그대로 30분 이상 공영방송에서 방송하는 건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외국의 경우 테러리스트 등의 육성을 그대로 방영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통합신당 “언론에 재갈 물리는 군사독재 후예다운 협박”

이는 그동안 정부의 기자실 폐지와 통합브리핑룸 전환 등의 조처와 관련해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외쳐온 한나라당의 기존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태도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논평을 내어 “군사독재 후예인 한나라당다운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신당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군사독재국가로 되돌리려는 의도”라며 “한나라당이 아무리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 막아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23일에는 홍준표 의원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분량으로 인터뷰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유경민 피디는 한나라당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BBK 의혹 관련한) 양쪽의 주장을 실어주는 선에서 한나라당에 미리 얘기하고 에리카 김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방송윤리에 문제될 것이 없다”라며 “22일 방송에서 밝힌 대로, 23일 방송에는 한나라에 반론권을 주는 인터뷰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3·4부에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이 에리카 김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양의 반론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은 에리카 김의 22일 인터뷰 이전에 한나라당에 미리 통보된 사실이고, 한나라당으로부터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었다”고 유 피디는 밝혔다.

▶“피의자라는 이유로 방송 문제 삼는 것 처음 봐”

‘시선집중’의 유 피디는 “논란이 되는 사안의 한쪽 당사자가 시선집중 인터뷰에 출연한 것에 대해 상대편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기억하는 한,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뷰 대상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라는 이유로, 논란의 상대편이 방송을 문제를 삼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제껏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미주중앙일보 인터뷰 때는 아무 반응 안해

에리카 김의 인터뷰는 문화방송만이 아니라 최근 <한겨레>와 <미주중앙일보> 등에 의해서도 보도되어 왔지만, 한나라당은 “언론이 왜 피의자를 인터뷰했느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헌법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도 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의자’일뿐 범법자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청취자 댓글 “명쾌하게 정리 돼”

한편 이날 시선집중의 에리카 김 인터뷰를 듣고 게시판에 남긴 청취자들의 반응은 한나라당의 반발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방송과 신문을 보아도 단발성 기사만 있어서 전체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손석희씨의 인터뷰를 듣고 단 몇 분 만에 명쾌하게 정리가 되더군요. 원인과 결과에 대한 정곡을 지적하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이승범)

“...김경준과 이명박 둘 다 피의자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둘 다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고 현재로서 에리카 김과 이병박 후보는 피의자가 아니며, 이명박 후보는 본인이 스스로 혹은 한나라당의 수많은 입을 통해서 언론을 통해 자신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에리카 김의 인터뷰는 고소감이 되는가?…” (정지은)

▶ 이 후보쪽, 생방송 6시간전 “BBK토론 참석않겠다” 통보, MBC100분토론 불방

한편 이명박 후보쪽은 22일 방송 예정이던 ‘MBC 100분 토론’에 갑자기 입장을 바꿔 “불참하겠다”고 밝혀, 방송 6시간을 앞두고 ‘불방’이 결정됐다.

문화방송 제작진은 “애초 이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출연하기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측이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방송을 내 보낼 수 없게 돼 결국 '불방'을 결정했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제작진은 “한나라당쪽은 에리카 김이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100분 토론’에 출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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