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으로부터 사과의 인사를 받은 뒤 얼굴을 돌리고 있다. 박 대표는 뒤에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한나라 갈등 깊어져…박쪽 “이재오 사퇴가 화합 최소조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당내에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고개를 숙인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만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그러나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과와 최고위원직은 별개의 문제”라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쪽 의원 30여명은 이날 오찬 회동을 하고,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가 당 화합의 최소 조건”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지방에서 장고 중인 이 전 총재는 이르면 6일 늦으면 7~8일께 귀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이흥주 특보는 “창당은 시간적으로 어려우며, 출마를 한다면 무소속 출마가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현재로서는 이회창 전 총재가 고심 중이라고 하니 저와 한나라당이 위로와 설득 노력을 하겠다”며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서도 더없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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